매출 100억미만 기업 97%, 채용계획 ‘0’ 중기 83% “내년 성장률 2% 미만” 전망
최저임금 인상 명분은 이해…단계 도입을 임금보전 확대 등 정부 지원정책도 절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생존의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일자리 많이 만들라고 하지만 인건비 부담이 큰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사람은 줄여할 판이다.” (부천 프레스기계 제조업체 김모 대표)
“체감경기는 나아진 게 하나도 없는데 경영환경은 기업하기 어려운 쪽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가 노동자 입장에서만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처우개선을 할 게 아니라 중소기업에게 일거리를 늘려주는 정책부터 해야 노동자도 살고 기업도 사는 게 아니냐.” (서울 전기부품업체 이모 대표)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경기 부진의 3중고 시달리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노동환경으로 중소기업 고용절벽의 우려가 현실화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중소기업 경기부진 전망…고용절벽 불가피= 26일 헤럴드경제가 13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사대상 132개 중소기업 중 83.3%(110개사)가 내년 경기체감지수를 100 미만으로 전망했다. 100 이상으로 꼽은 기업은 16.7%(22개사)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8%(75개사)가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2.9%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내년 전망치 3.2%를 크게 밑돈다.
다음으로 ▷0~1% 성장 22.7%(30개사) ▷2~3% 성장 11.4%(15개사) ▷3~4% 성장 5.3%(7개사) 순이었으며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응답자는 3.8%(5개사)였다.
불투명한 경제여건과 경기부진에 내년에 직원을 뽑겠다는 중소기업은 조사기업 10곳 중 3곳에 그쳤다. ‘경제 상황을 봐서 채용계획을 세우겠다’는 기업도 16.7%(22개사)로,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18개사(13.6%)보다 많았다.
▶회사 규모 작을수록 채용 계획 없어…소기업 생존 기로=‘채용 계획이 없다’는 92개사를 회사 매출 규모별로 살펴보면 ‘100억원 미만’ 매출 기업이 33개사로 가장 많았다. 전체 설문조사 대상기업(132개사) 중 올해 매출 1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34개사였다. 전체 기업 중 97.1%(33개사)가 내년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이어 ▷‘100억~300억원 미만’ 27개사 ▷‘300억~500억원 미만’ 21개사 ▷‘500억~700억원 미만’ 11개사 순이었다. 반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 18개사는 모두 매출 규모 50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나타나 기업 규모가 작을 수록 내년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에 참여한 한 박스제작업체 대표(경기도 화성)는 “직원 34명을 고용해 작은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부가 30인 미만 기업에 지원해주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사람을 자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인건비 부담 때문에 사람을 더 고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기 64%, “임금 보전 정책 확대” 절실=‘혁신 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조사기업 132개사 중 64.4%(85개사)가 ‘임금 보전 정책 확대’를 가장 바라는 것을 조사됐다.
이어 ▷‘중기벤처 산업 육성 예산지원’ 16.7%(22개사) ▷‘기술투자·세제혜택 강화’ 9.1%(12개사) ▷‘규제개혁’ 5.3%(7개사) ▷‘산학연, 기업간 협력 풍토’ 4.5%(6개사) 순이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깊어지면서 정부에게 바라는 지원책도 임금보전과 중기산업 예산지원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로에서 차량용 실내용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갑자기 커지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인건비 부담은 더 엄청나다”며 “기업이 견딜 수 있는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야지 체력이 안 되는 기업은 죽으라는 말과 같다”고 하소연 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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