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에 이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주택시장의 양상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와 정부 대책에 민감한 강남권 일부 아파트 단지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근래 달아오르던 분위기가 주춤해졌지만 일부 강북과 신도시에는 개발 호재까지 겹치면서 여전히 매도자 우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권 일부 아파트 단지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도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할 정도였는데 지난달 29일 주거복지로드맵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30일 기준금리 인상 등 잇단 대형 변수가 터지며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금리 인상 발표로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매수를 보류하는 등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관망세가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 임대주택 등록 사업자에 대한 지원방안이 제외되면서 실망한 일부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내놓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강남권은 투기지역으로 묶여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양도세가 10%포인트 중과되지만 내년 4월 이후에는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씩 양도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세무 전문가는 ”임대사업 등록을 하지 않고 규제가 풀릴 때까지 버티겠다는 사람도 많겠지만 앞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 상향과 같은 각종불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세금 비교를 해보고 매도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금리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도자들이 높은 가격을 고집해 거래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주택담보대출 시장 금리를 미리 인상하면서 당장 큰 폭의 금리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집주인들이 최고가를 요구하며 매도를 보류해 거래가 잘 안 되고 있다. 이 아파트 115㎡(전용면적 84.43㎡)는 현재 17억원을 호가한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도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이주가 진행 중임에 따라 실수요를 중심으로 꾸준히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판교신도시는 제3 테크노밸리 조성 계획 발표와 이번 주거복지로드맵에서 판교 인근인 성남 금토동에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하기로 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매물이 보류되고 가격도 초강세다.
다만 매수세가 종전보다 주춤한 분위기는 감지된다.
판교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 이후 매수자들이 조용한 분위기“라며 ”매도자들은 계속 높은 가격을 고집하는데 매수자들은 내년 4월 이후 다주택자 규제로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매도-매수자간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달 중 발표할 임대차 시장 로드맵이 주택시장 향배를 가를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집값 추이를 봐가며 대책의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아파트값이 꺾이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임대주택 등록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기대에 못 미치는 반면 다주택자에 대한 페널티(불이익)를 늘리는 방안이 나올 공산이 크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대책이 한꺼번에 쏟아졌지만 금리 인상이나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실질적으로 체감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급락하진 않겠지만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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