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대성명’서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 빠져 -“시진핑, 쌍중단 수용할 수 없음에 동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5일(현지시간) ‘중대 발표’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를 포함에 추가적 입장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대성명’이라고 예고하고 백악관이 곧 결정할 사안이라고 예고해왔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압박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아시아 순방의 목적이 크게 △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인도ㆍ태평양 조성 △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질서 구축 △ 북한의 비핵화 등 세 가지에 있었다며,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최대한의 압박’ 기조 외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거나 물밑접촉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추가적인 대북(對北)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미묘한 정세변화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60여 일째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러시아 의원들이 방북하고 쑹타오(宋涛)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완화된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미 간 대화채널을 언급하고,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의 60일 간 군사적 도발 중단이 대화재개의 필요성을 의미하는 신호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긴장관리 차원에서 테러지원국 카드를 보류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초래할 부작용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정권붕괴는 물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인식하는 데 불편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렇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한의 압박과 기여’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 내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단합해 북한이 위험한 도발을 멈출 때까지 고립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의 독재를 ‘사악한 범죄’(evil crime)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의 뒤틀린 독재자가 전 세계를 포로로 잡고 핵공갈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과거에 지속적으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이른바 ‘쌍중단’(freeze for freezeㆍ雙中斷)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며 중국의 대북전략을 경계했다. 시진핑체제의 핵심 대북전략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성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아직 내부에서 조율이 다 이뤄지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백악관은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 결정 시점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끝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다. 지난 8월2일 발효된 ‘이란ㆍ러시아ㆍ북한 제재법’은 법 제정 후 90일 안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판단하도록 규정했다. 법률이 정한 기한인 10월31일은 지났지만, 행정부가 시점을 일정 정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성명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사실상 ‘보류’됐다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판을 완전히 깨지 않고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의미로선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대화국면으로 갑작스럽게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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