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저렴한 상품에 무료배송 제공 -배송에 시간 오래걸려도 많은 韓 소비자들 찾아 -부진했던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던지는 시사점 분명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클릭’ 한번이면 상품이 주문되고, 별도의 배송 대행지 입력이 필요없다. 배송비도 최소 저렴하거나 아예 없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쓰고 있는 다양한 카드도 사용할 수 있어 복잡한 해외 입금 절차가 생략된다. 상품 품질은 국내 제품보다 뛰어난데, 가격은 10만원 이상 싼 경우도 많다.

직장인 유모(28) 씨의 올해 광군절(光棍節ㆍ11월 11일) 시선은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로 향한다. 위 장점들은 유 씨가 알리를 찾는 이유가 됐다. 광군절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중국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시작했던 이벤트다. 그는 매해 광군절 기간 다양한 전자기기 액세서리를 알리를 통해 잔뜩 구입하고 있다. 배송비가 무료거나 저렴한만큼, 배송에는 대개 6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유 씨는 “빠른 배송을 원할 경우 추가금액을 내도 되지만, 배송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편”이라고 했다.

광군절에 중국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들은 이 기간 구입하는 상품을 ‘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칭한다. 무료배송으로 상품을 구입할 경우,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돼서 ‘물건을 주문한 것을 잊어버리는 시점에야’ 상품이 배송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알리를 통해 이 기간 상품을 구매한다. 가성비 높은 제품들을 이 기간 더욱 저렴하게, 무료배송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이 한국 유통업계에 던지는 의미는 분명하다. 국내 상품들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광군절 기간 판매되는 이어폰은 최저가가 100원대에서 형성된다. 그럼에도 ZS5, ZST 등 일부 제품은 한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휴대전화 케이스들도 100원대 제품이 많다. 중국 제품이기에 애초에 저렴한 제품이 많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제조업체와 협업을 통해 가격을 낮춘 경우다. 박리다매 형식으로 많은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낸다.

알리 외에도 중국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 한국계 업체 큐텐 등을 통해 중국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특히 G마켓에 재직했던 구영배 대표이사가 이끄는 동남아 온라인유통업체 큐텐은 한국 소비자들이 활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엔드 전자기기와 건강기능식품 등이 큐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광군절 행사(11월 10일~12일) 기간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의 배송대행건수는 같은해 10월 10일~12일 기간과 비교했을 때 170% 증가했다. 지난 2015년에는 350%, 2014년에는 130%의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직구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광군절 할인행사에 동참하면서 상품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나 ‘사이버 먼데이’를 능가하는 최고의 소비시즌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달 주도했던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한 업체 수는 400여개로 전년대비 30% 늘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크게 외면받았다. 정부가 외형 늘리기에만 급했을 뿐, 저렴한 상품 판매는 이끌지 못했다는 중론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28일부터 10월15일까지 이어진 행사기간 매출이 작년 대비 1.6% 증가(올해 신설 점포 제외)하는 데 그쳤다. 추석 연휴가 끼어있었음을 감안했을 때 되레 메출이 떨어진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같은기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4.3% 감소했다. 신세계도 9.8% 늘었지만 점포확장을 감안했을 때 큰 성장폭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하는 세일행사에서 유통업체만 계속 닥달하다 보니, 정말 특가 할인이 나올 수가 없는 구조”라면서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절 등은 제조업체와 협업을 통해 마진 낮추기에 열을 올려 매출을 낮추는 데 성공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