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3년째 시행 인기 여전 부산 동구에 사는 K씨(33)는 새해에 연례행사처럼 3~4일만에 금연포기를 반복하고 전자담배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한 달도 안돼 다시 담배를 피웠다. 건강이 나빠진데다 담뱃값이 인상되고 금연구역이 늘면서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흡연자를 천덕꾸러기 바라보듯하는 현실에 금연 오기가 생겼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는 금연치료 사업을 통해 병원에서 금연치료를 받으면서 효과를 본 것이 전환점이 됐다. 택시운전으로 스트레스가 매우 많을텐데도 금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다시 금연에 도전했다.
금연치료약을 복용하니 신기하게도 담배를 피워도 피는 느낌이 나지 않았고 금단증상도 별로 없었다. 친구들과 술 자리에서도 거뜬히 버텨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금연치료 이수 인센티브를 받아 그간 들어간 병원비와 약값을 충당했다. 물론 고비는 있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흡연충동을 느꼈던 때가 두 차례 정도 있었지만 금연중인 아버지의 모습에 자극받았고 가족들의 바람을 저 버릴 수 없어 참았다. 1년이 지나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가서 금연성공 판정을 받고 인센티브로 10만원씩을 받았다.
건보공단의 금연치료 지원사업이 시행 3년째를 맞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도에 탈락하지 않고 끝까지 과정을 밟는 사람이 늘어나 이수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2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자는 2015년 22만8792명에서 2016년 35만8715명으로 56.8%로 폭증한데 이어 올들어 8월까지 29만8152명이 참여해 전년동기대비 24.8% 증가했다. 특히, 이수율은 2015년 20.6%, 2016년 40.1%,올들어 5월까지 43.8%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사업예산 1000억원 가운데 8월까지 64.3%가 집행돼 전년 동기대비 예산집행률이 21.1%포인트 높다. 사업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는 얘기다.
금연치료 건보 지원사업은 2015년 2월25일부터 시작됐다. 8~12주 기간의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진료·상담과 금연치료 의약품 또는 금연보조제(니코틴 패치·껌·정제) 구입비용을 지원한다. 진료와 상담은 총 6회 이내의 범위에서 의료진이 적정한 주기로 니코틴중독 평가 등 금연유지를 위한 상담을 제공한다. 비용은 건강보험공단에서 80%를 지원하는데, 이 중 의료급여수급자 및 저소득층(건강보험료 하위 20% 이하)은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부터는 금연치료 의료기관(약국 포함) 3번째 방문 때부터 본인부담금을 면제했다. 또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1~2회차 때의 본인부담금도 전액 환급해주고 있다. 사실상 금연치료를 무료로 받는 셈이다. 예컨대 12주(84일) 기본 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상담 6회, 약국방문 6회, 챔픽스 약제 1일 2정 기준) 총 비용은 44만5280원이지만,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최종 이수하면 인센티브 형태로 치료비용이 지급돼 실제 본인부담금이 없어진다.
금연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한 강씨는 “질병인 흡연을 의지로 극복하겠다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며 “질병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현재 흡연이라는 질병의 치료비는 무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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