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지표가 호전돼 올해 3%대 성장이 확실시되고 북핵 위기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보복 등 대외악재의 짙은 먹구름이 걷힐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최대 해결과제로 요지부동이다.

일자리는 경기회복의 실제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분야인데다, 현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할 정도로 국정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각종 경기지표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 가까이 되면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4%, 전년동기 대비 3.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4분기 성장률이 0%(전기대비)에 머물더라도 연간 성장률이 3%를 넘어 2014년 이후 3년만에 3%대 성장 복귀가 확실시된다. 수출은 사상 최대 호황 국면에 진입한 반도체를 앞세워 지난해 후반 이후 최근까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기업 설비투자도 지난해 대비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쟁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최악의 아슬아슬한 국면을 이어갔던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및 중국과의 경제마찰 등 이른바 G2(주요 2개국) 리스크도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물리적 도발이 9월 중순 이후 중단되면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진입, 일단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크게 완화됐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10월의 최대 현안이었던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도 큰 파장 없이 넘어갔다. 중국과의 통상갈등도 완화조짐이 뚜렷하다. 이달 13일에는 한중 양국 정부가 56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에 합의했고, 최근 중국공산당 당대회가 끝난 직후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과 항공노선 재개가 일부 이뤄지는 등 사드보복 완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각종 위기론에 시달렸던 2~3개월 전과 비교하면 대내외 경제상황은 ‘호시절’을 맞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자리다.

고용시장은 최근 부진과 개선을 반복하고 있지만,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면 아직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3분기 전체 취업자 증가규모는 27만9000명으로 지난해 3분기(31만8000명)보다 3만9000명 감소, 2013년 1분기 이후 14분기(4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청년실업률은 9.3%로 작년 3분기(9.3%)에 비해 개선되지 않은 상태이며, 체감실업률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1호 정책으로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공공부문 채용 확대와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 집행 등 고용확대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아직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회복이 수출과 대기업, 설비투자 위주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가계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취약계층 등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아동수당 신설ㆍ기초연금 확대 등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실제 효과를 나타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노동시간 단축 등 근본적 노동개혁도 필요하다. 경제성장의 혜택을 국민들이 함께 누리기 위해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결국 일자리 문제의 해결 여부가 현정부의 초기 국정운영 성과를 시험할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