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의견서 “예탁원, 신탁업 인가 받아야” -정관개정 못해 자본시장법 위반중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이 신탁업에 대한 인가도 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예탁원은 또 정관 개정을 하지 않아 장기간 법을 위반했으며, 이를 문제삼아야 할 금융위원회 역시 수년 간 이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비례대표)은 “대형로펌에 법률자문를 의뢰한 결과, 예탁결제원이 신탁업에 대한 인가도 없이 업무를 수행, 사실상 무인가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탁원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두 차례나 법률 자문을 의뢰해 모두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동일한 의견을 받았지만 그 동안 이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탁원은 그 동안 교환사채(EB) 및 상환사채를 발행할 때 발행사와 신탁방식으로 계약을 체결, 기한이 도래할 때까지 교환에 필요한 주식을 신탁형태로 보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행 자본시장법상 신탁업은 인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예탁결제원은 신탁업을 영위하면서도 금융위에 라이선스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은 상법 시행령 제22조와 제23조를 근거로 “교환사채 및 상환사채에 한해, 신탁재산으로 표시해 관리하도록 의무화돼 있어 인가사항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자본시장법 296조3항에서 명시한 것처럼, 다른 법령에서 예탁결제원의 업무로 규정한 것은 따로 신탁업 인가를 받지 않고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의 해석은 달랐다. 예탁원에서 자문을 의뢰한 대형로펌은 ‘신탁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수수료를 지급받고 있는 것은 명백한 영업 행위로, 상법이 명시한 일반적인 개인 간 일대일 신탁이 아니다”며 “예탁원은 영리목적의 반복적 동종행위를 하고 있으므로, 자본시장법상 신탁업무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법률 자문 결과를 내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자본시장법에 예탁원이 신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없는 데다 (예탁원에 한해 인가를 면해주면)신탁업은 분명한 인가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법에도 부합하지 않다”며 “교환사채 및 상환사채에 대한 제한적인 신탁업무를 명시하고, 허가를 받도록 해서 정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신탁업에 대한 무인가 영업행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을 물도록 하는 처벌규정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령 해석이 애매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등에 의뢰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채 의원실에 따르면 예탁원은 자본시장법 299조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299조에는 ‘주식의 취득자격 및 소유한도에 관한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예탁결제원은 2009년 이후 정관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 역시 현행법 위반행위라는 주장이다.
예탁원은 “그동안 정관 개정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정관개정에 필요한 주주총회 개최를 최대주주인 거래소가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 의원은 “무인가 신탁업 영위에 대한 제재나 정관 개정 등을 신속히 금융위가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