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가계대출 집중 취약업종 여신비중 높아 대손부담 자본부족 우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방은행의 경영실적 악화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변동에 민감한 변동금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데다, 최근 크게 불릴 여신 중 상당수가 한계가구 또는 취약업종에 집중돼 있어서다. 부실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제주은행을 제외한 11개 일반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방은행의 평균 원화대출금 중 변동금리 비중은 80.8%로 시중은행(64.3%)보다 15%이상 높았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금리민감도가 큰 것이다.

최근 4년간 평균 여신증가율도 지방은행(8.6%)이 시중은행(3.9%)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2015년에도 이미 부문별 최고 14%대를 넘지 않았던 시중은행의 여신증가율은 지난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지방은행은 같은 기간 가계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빠르게 늘렸다. 지난해 지방은행의 가계여신 증가율은 21.1%에 이른다.

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정부가 지정한 5대 경기민감 업종에 빌려준 돈 역시 지방은행이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은행의 5대 경기민감 업종 여신비중은 13.4%로, 시중은행(8.2%)보다 5.2%포인트 높았다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면 은행의 이익은 늘어날 수 있다. 변동금리 여신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에 유리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1.64%)보다 45bp 오른 상태다. 삼성증권은 한은이 내년 금리를 두 차례 추가로 인상할 것이며, 상반기 중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40~2.5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렇게 되면 대출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계나 구조조정 대상 업종 종사자의 부담이 커지면서 한계차주가 늘고, 이것이 지방은행의 대손비용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 1실장은 “금리상승에 속도가 붙으면 지방은행이 급하게 늘렸던 여신에서 연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