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기체제 출범 맞춰 곳곳서 화해 조짐 트럼프 방중으로 국제연대 움직임도 가시화 一帶一路 구상 구체화 등에 기대의 눈길도 가장 큰 고초 겪었던 롯데부터 협의 시작한 듯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올해 3월부터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중국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업계가 한중관계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하고 있다.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2기 체제’가 한중관계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양국관계에 해빙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다가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평화정신에 입각한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런궈창(任國强)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5개 평화원칙에 입각해 미국과의 화해를 선언했다. 국제적인 연대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구상도 해빙 국면에 힘을 실어준다.

유통업계도 한중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기류를 감지하고 있다. ▶관련기사 10면

최근 중국 여행사가 한국 관광상품 판매 재개를 검토하면서 유통업계가 경색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최근 중국 여행사가 한국 관광상품 판매 재개를 검토하면서 유통업계가 경색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27일 롯데호텔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C-trip)은 롯데호텔과 한국 여행상품의 검색과 판매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트립 사이트에서 ‘한국’을 검색하면 제주도 5일 여행상품 등이 나오고 있다. 한국 여행상품 검색 자체가 되지 않았던 3월 이후 처음으로 뜬 것이다.

호텔 관계자는 “여행 상품에 객실, 조식, 기타서비스 등을 넣을지 시트립과 협의하고 있다”며 “단체관광객 재개에 대해 확대 해석하긴 이르지만 롯데호텔 입장에서는 시트립이라는 채널 하나를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한 중국 여행사도 24일부터 단체관광객 모집 광고를 냈다. 실제로는 개별 관광상품을 ‘공동 구매’하는 형식이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용인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기 전 롯데그룹이 둥지를 틀었던 소공동 상권과 새롭게 부상한 잠실 상권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성지였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연평균 전체 투숙객의 4분의1 가량이 요우커였다. 롯데월드타워를 주축으로 형성된 잠실 상권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루 평균 5000명 이상, 1년 간 총 2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찾았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했다. 또 한국관광공사 출입국 국가 월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390만명, 이중 절반 가량인 610만명 정도가 요우커였다. 이들 중 4명의 1명꼴로 롯데월드몰을 찾았다.

하지만 사드 보복 이후 면세점 업계를 비롯한 유통업계 전반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중국 여행사가 한국 관광상품 판매 재개를 검토하면서 유통업계가 경색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최근 중국 여행사가 한국 관광상품 판매 재개를 검토하면서 유통업계가 경색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매출이 30% 급감하고 전체 매출이 20%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롯데면세점 1분기 영업이익이 372억원 규모였음을 고려하면 2분기에 298억원 적자를 본 셈이다.

롯데쇼핑도 3분기(7~9월) 영업이익 745억원, 매출 7조1176억원을 올려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1756억원 보다 57.6%, 매출은 6% 줄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 기간 롯데쇼핑은 53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쇼핑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롯데닷컴 등의 사업부가 있다. 유통업계는 사드 보복이 영향이 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는 유통업계는 사드 보복 완화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대회를 기점으로 경색된 한중관계가 정상화되고 사드 보복이 완화된다면 크게 환영할 일”이라며 “아직 변화를 체감할만큼 달라진 것은 없지만 사드 보복 완화의 조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