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친(親) 노동정책’ 기조에 대한 찬반 시각이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으로 가중되고 있다. 노동정책이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가의 보도가 되면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데만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쏟아지고 있는 친노동정책과 관련, 시장과 전문가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해 노동개혁 동력 상실은 물론 고용시장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노동정책이 지나치게 ‘노동자’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기업들이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처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나흘만에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며 이른바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선언했다. 이후 최저임금 1만원,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지, 쉬운 해고 정책으로 논란이 됐던 ‘양대지침’ 폐기, 여기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의 통상임금 소송 1심 일부 승소 등 노동계의 요구가 잇달아 관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동정책은 일자리 대물림,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입각한 비정규직 보호 외면 등 일부 강성ㆍ귀족노조의 폐해에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촛불 1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경제에 있어서도 불공정한 경제, 특권 경제, 이런 적폐들을 청산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노동계 기득권층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대내외 경제상황과 기업 경영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기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에만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동계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죄악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짙어졌다”며 “정부가 기업에 강력한 개혁을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노사정 대타협을 통한 각자의 고통분담이 필요한데, 노동계는 이를 수용하려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지 않고선 고용시장 확대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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