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문 · 이과 성향 따로 있다?

교육부, 통합형 교육과정 추진

‘눈이 녹으면?’이라는 질문에는 두가지 답이 있다. 바로 ‘봄이 온다’와 ‘물’.

‘봄이 온다’고 대답하면 인문계 성향이고, ‘물’이라고 대답하면 이공계 성향이라고 한다. 말장난처럼 보이는 이 질문은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문ㆍ이과 성향 테스트 항목 중의 하나다.

문과생과 이과생간의 해묵은 갈등은 유머코드가 가미된 세평으로 종종 회자되곤 한다. 예로 든 성향테스트처럼 문과와 이과를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일견 공감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블로거가 만든 이과생의 스마트폰 잠금패턴이 화제가 됐다.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 복소수의 궤적을 그려야 잠금해제를 할 수 있는 것. 여기에 역사 속 사건들을 일어난 순서대로 차례로 연결해야 하는 문과생의 잠금패턴까지 더해지면서 이 잠금패턴은 순식간에 인터넷 유머로 떠올랐다.

문ㆍ이과에 대한 이분법적 구도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소재로까지 등장한다. 지난달 방송된 tvN ‘SNL코리아’의 ‘고교전쟁’에서는 과학고생과 외고생의 대결을 재미있게 그렸다. 이과생이 ‘철수는 20Km/h의 속도로 먼저 출발하고, 영희가 30Km/h의 속도로 20분 후 출발하면 두 사람은 언제 만나게될까’라고 문제를 내자 문과생은 ‘대체 철수는 왜 먼저 출발했을까, 싸운걸까, 혼자 남은 영희는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등의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이는 두 집단간 사고방식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과와 이과의 기싸움에 대한 과거 에피소드도 많다. 지난 2009년 강남 모학원 한 강의실 책상에 문과생과 이과생이 랩배틀 형식을 빌어 대결하는 낙서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당시 내용에는 ‘수리 나 시험보는 너는 그냥 낙오자/수능이란 절벽앞에서 떨어진 낙사자/니들 앞을 막는 건 문과자라는 이름의 암살자’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등에만 있는 문ㆍ이과 제도로 성향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입시나 취업을 두고 어린 학생들 간에 볼썽 사나운 비방전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이분법적 구분은 일찌감치 문제로 지적돼왔다. 서로 간의 소통을 차단하고 갈등을 깊게 할 뿐만 아니라 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

교육부가 문과와 이과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과 학생은 인문학적 소양, 문과 학생은 과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부는 검토를 거쳐 내년에 ‘문ㆍ이과 통합형’ 국가교육과정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