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금융기관 대상 퇴직연금 관리실태 조사 - 미납내역 통지의무 등 위반…과태료 5000만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퇴직연금 후발사업자인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관리를 허술하게 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내역 통지의무 이행 여부 등을 전수 조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수 기관들이 운용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 내역을 가입자에게 적기 통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잔액 없는 퇴직연금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대형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퇴직연금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금융그룹 및 대그룹 계열 증권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금융기관들은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받게 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까지 퇴직연금 관리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 이를 마무리하는 과정 중에 있다”며 “차후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조사가 모두 마무리되는대로 발표될 예정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급여법) 28조, 33조 등에 따르면 퇴직연금사업자는 확정급여(DB)형을 제외한 퇴직연금 사용자 부담금이 납입 예정일로부터 1개월 이상 미납되면 7일 이내에 가입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사용자 부담금이 늦게 들어오면 운용 실적이 떨어질 수 있어 가입자에게 불리하다.
이를 어기면 위반 건수별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부과한도는 최대 5000만원이다.
퇴직연금 사업자가 기업 퇴직연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재를 받았던만큼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앞서 연초에는 우리은행이 퇴직연금 계약 1794건에 속한 가입자 1만7837명에게 부담금 미납내역을 알리지 않아 5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은 바 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잔고가 0원인 퇴직연금 계좌도 상당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금융회사들은 무분별한 가입 실적 올리기에만 집중했을 뿐 관리의무에는 소홀히 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잔고가 0원인 깡통계좌 양산은 향후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탓에 초기 사업비가 많았던 데다 적정수익률 이상의 수익률 제공을 약속해 연금계좌를 모집함으로써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퇴직연금 제도는 도입 10년을 넘어서면서 지난 6월 말 기준 적립금 규모가 150조원으로 불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