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보험사 CEO들이 금융당국의 숨은 규제 개선을 건의하고 나섰다. 특히 가격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보험업계는 역마진 상황이 심각한데다 상품 손해율도 증가하는 등 갈수록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서울 소재 프라자호텔에서 삼성생명 등 40여개 생명보험사 CEO들과 손병두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등 금융위 관계자들은 규제개혁과 관련한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자리는 금융당국이 오는 9일 발표할 예정인 금융 규제개혁 방안에 앞서 보험사 CEO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이날 자리에서 생보사 CEO들은 예정이율 및 공시이율 등 가격 규제를 풀어줄 것을 한 목소리로 당국에 요청했다.
A생보사 대표는 “이날 간담회는 조만간 발표될 금융 규제개혁 방안에 앞서 보험사 대표들에게 최종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며 “예정이율 인하 등 금융당국에 보험업계의 입장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금융당국의 지시로 지난 4월부터 숨은규제 발굴작업을 통해 100여개가 넘는 규제 개선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특히 보험상품 운용과 관련한 예정이율 및 공시이율 규제 등이 주요 골자다.
B생보사 대표는 “저금리로 이자율차 역마진 상황이 심각한 상태”라며 “현재 표준이율의 기본금리(3.5%)는 시장금리보다 높아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어 예정이율 인하를 통해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준이율은 보험사들이 쌓는 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율로 금융당국이 결정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표준이율을 3.75%에서 3.5%로 낮춰 보험사들이 보유해야 할 책임준비금을 더 적립토록 한 반면 보험사들로 하여금 예정이율을 조정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즉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표준이율을 낮춰 적립금 부담이 커지면 보험가입자들에게 보장하는 금리인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으나, 이 같은 방법이 원천봉쇄된 셈이다.
C생보사 대표는 “결론적으로 금리 조정 등 시장 자율에 맡겨달라는 게 주요 취지였다”라며 “인력감축 등 생보사 경영은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CEO들은 공시이율도 90~110%로 조정률을 제한해 보험회사들이 과도한 금리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는 만큼 이를 자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생보업계에 이어 손보업계는 4일 롯데호텔에서 금융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당국은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되 소비자 보호방안도 강화해 시장이 균형감을 갖출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산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소비자 보호도 강화할 수 있는 균형잡힌 방안을 마련하기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및 권익 강화방안으로 사업비 후취제 적극 도입, 모집질서 위반 시 제재 강화, 보험슈퍼마켓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오는 9일께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