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ㆍ박준규 기자]회사원 A(39) 씨는 지난달 말 여의도에서 노원구 중계동까지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동부간선도로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인 앞차를 택시가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A 씨는 목뼈를 다쳐 3주간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피해보상을 100% 받지는 못했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과실이 20% 인정됐기 때문이다. A 씨는 “당시는 정말 아찔하다”며 “지금은 택시를 탈때 반드시 안전띠를 맨다”고 말했다.

택시의 모든 좌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지만 승객들은 여전히 ‘맨 몸’으로 차에 오르고 있다.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또 피해보상을 따지는 과정에서 과실까지 떠안게 되지만 안전띠 착용률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통계에 따르면 승용차 사고 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착용한 경우보다 다칠 가능성이 무려 18배나 높다. 또 차내 곳곳에 부딪치며 2차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훨씬 크다.

그럼에도 승객들은 안전띠 착용을 꺼리고 있다. 서울의 한 법인택시 기사는 “손님들에게 설명하고 안내문구도 붙였지만 안전띠를 매려 하지 않는다”며 “짧은 거리를 잠깐 이동하는 승객들은 안전띠를 번거로워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취객들에게 괜히 벨트 매라고 했다가 쓸데없는 싸움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그렇다고 벨트 안하면 운행 안한다고 말할 기사가 누가 있겠느냐. 제도로 강제한다고 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승용차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5% 정도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승객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지는 고속도로에서도 안전띠 착용률은 2012년 9.35%, 지난해 19.39%로 늘었지만, 여전히 낮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택시나 버스 등에서 승객들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것은 운전자의 꾸준한 계도와 노력”이라며 “운전석과 조수석 안전띠 착용이 계도와 홍보를 통해 습관으로 자리잡았듯이 뒷좌석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