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고종의 후궁인 엄비(嚴妃)가 시주하고 봉안한 봉원사 아미타괘불도 등 문화유산 12건을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고시한다고 3일 밝혔다.

사찰불화인 아미타괘불도는 1901년 엄비가 돌아가신 부모와 외가 조상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시주하고 봉원사에 봉안한 불교문화유산이다.

아미타괘불도는 아미타불, 관음보살, 대세지보살의 아미타삼존 아래 권속인 가섭, 아난, 사자를 탄 ‘문수동자’, 코끼리를 탄 ‘보현동자’가 그려졌다.

덕월당 응륜, 청암당 운조 등 12명의 숙련된 화승이 공동 제작해 세부묘사가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미타괘불도
아미타괘불도

봉원사 범종도 시 유형문화재로 고시됐다. 이 범종은 1760년 충남 덕산면에 있는 가야사의 종으로 제작됐다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봉원사로 옮겨왔다.

범종은 경상도 장인이었던 이만돌의 작품으로, 주조상태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18세기 후반 범종을 연구하는데 학술적인 가치도 높다.

이번에 지정 고시된 유물에는 사관의 무덤에서 나온 사초, 관청에서 작성한 물품명세서인 중기ㆍ치부책 등 한글문서, 귀양지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 등 기록자료도 포함됐다.

사초는 인조 15년 예문관 검열 겸 춘추관 기사관이었던 정태제의 무덤에서 나온 것으로, 정태제가 사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한 다음날부터 작성했다.

실록의 기초자료가 되는 사초는 원칙적으로 2부를 작성해 1부는 실록 편찬을 위해 제출하고 1부는 사관이 개인적으로 보관할 수 있었다.

정태제는 사초에서 “성덕이 옛 사람에 미치지 못하다”, “백성의 민생고 해결이 급선무라고 대신들이 아뢰어도 머뭇거리는 것은 왕의 자세가 아니다” 등으로 인조를 비판했는데 이는 실록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시는 이 밖에 보물 제142호인 동관왕묘의 유물 중 금동관우좌상 등 37개 작품을 유형문화재로 최종 고시했다.

최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