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보인 인턴기자]최근 서울시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이 학교 대신 한방병원 유치를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장애아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이른바 ‘무릎 호소’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특수학교 문제가 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특수학교 증설과 함께 일반학교 내 통합교육 제도 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서구 특수학교 논란 이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특수학교가 없는 서울시 8개 구에 특수학교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오는 2022년까지 특수학교 18곳을 증설하겠다고 말했다. 특수학교 수를 늘려 장애 학생들이 공평한 교육 기회를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8월 교육부가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특수교육 대상자 8만9353명에 달한다. 그 중 2만5000여명만이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는 전체 대상자의 30%에도 미치지 않는 숫자다. 특수학교 증설을 통해 장애 학생의 교육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특수학교의 증설과 더불어 일반학교 내 통합교육 시스템도 재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특수교육은 특수학교, 일반학교 내의 특수학급 혹은 일반학급(통합학급)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08년 교육부는 특수교육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모든 학생들이 균등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같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그 결과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통합학급이 확대되었고, 2017년 통합학급에서 교육을 받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2008년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통합교육이 말뿐인 통합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학급 수가 증가하는 등 양적인 개선은 이뤄졌지만 장애 학생에 대한 현실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 학생이 아무 도움 없이 비장애 학생들과 같은 교육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나 장애 학생 지원 제도 등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함께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 박용연 감사는 “국내 통합교육은 장소를 기준으로 한다”며 “학생이 그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며 교육을 받는지가 중요한데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현 통합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특수교육 교원이 부족해 장애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맞춤 교육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국의 일반학교 중 특수교육 교원이 있는 통합학급은 없다.

통합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은 장애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거나 돌발 행동을 보이면 혼자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다른 학생들의 속도에 맞춰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장애 학생들이 수업에서 소외되는 일도 다반사다.

장애 학생에 대한 편견도 통합교육에 걸림돌이 된다.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하지 못하거나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이는 장애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이나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장애 학생이 청소년 범죄의 대상이 되는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통합학급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통합학습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특수교원 충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수교원을 학급에 추가 배치해 통합학급에서 장애 학생들이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학생 맞춤형 지원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교육부와 각 시ㆍ도 교육청 차원의 체계적인 통합교육 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무실한 통합교육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장애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현재 인식 개선 교육이 일년에 한 두 차례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관련 동영상이나 교재를 보여주는 형식적인 교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장애 학생이 장애 학생을 이해하고 공존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며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인식 개선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특수학교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통학에 매일 30분에서 2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장애아 학부모들은 이처럼 먼 거리를 통학하는 수고를 감수하고 자녀를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 보낸다. “아이들이 일반학교에 적응하고 교육을 받는 것을 너무 힘들어 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학교 내 통합교육 시스템이 개선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