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엠넷 ‘트로트 엑스’에서 주체할 수 없는 ‘뽕끼‘를 발산해 ‘트로트계 싸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미스터팡(본명 방준호·38)은 트로트가 어떻게 확장되고 변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젖꼭지에 반창고를 붙이고 망사 셔츠를 입은 채 코믹한 춤을 추며 방실이의 ‘서울 탱고’를 부른 그를 보면서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미스터팡은 “모 아니면 도다. 뻔한 무대가 아닌 충격적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비호감 아닌 센세이셔널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스터팡은 부산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업소 가수다. 지난 5년간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광안리의 올드팝, 7080라이브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다. 비방용 토크도 곁들인다. 미스터팡 시간에는 대기표를 들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그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주부가 ‘팡’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는 장문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부산의 택시나 버스광고에는 미스터팡의 얼굴을 쉽게 볼 수 있다. 4년전 이혼하면서 두 딸을 혼자 키우고 있다.
동두천이 고향인 미스터팡은 원래 유도선수였다. 중학교때는 경기도 대표로 유망주였다. 하지만 고교때 선배의 기타 연주를 보고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었다. 부친이 미스터팡의 기타를 부순 것만 10대가 넘는다고 했다. 하지만 군 제대후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했다. 미사리 야간업소에서 일을 시작했다가 가수 박상민이 운연하는 카페에서 새벽 ‘땜방가수’를 하다가 실력을 인정받아 메인무대에 섰다. 박상민의 크리스마스 콘서트에는 게스트로 초대됐다.
미스터팡은 27살까지는 방준호로 살았다. 청바지에 기타를 치는 가수였다. 하지만 기타만 치면 몸이 저리고 아팠다. 100㎏으로 불어난 체중과 방준호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미스터팡으로 이름을 바꿨다. 트로트 가수면서도 능숙하게 기타를 치는 이유다. 그는 ‘팡‘이라는 이름에 대해 “인터넷을 뒤지니 성룡 아들 이름(‘팡쭈밍’)과 같고 귀염둥이, 뚱보라는 뜻도 있더라”고 말했다.
미스터팡은 2006년 록 발라드 데뷔 싱글 ‘그 곳으로…’를 낸 후 2010년 ‘누나 한잔해’로 트로트로 전향했다. ‘쌩유 베리 감사’(2012), ‘뜨거운 사랑’(2013)으로 트로트의 빈틈을 공략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트로트는 꺾기, 바이브레이션, 제스처도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섹시하고, 공중에서 날아오는 등어떠한 퍼퍼먼스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트로트엑스’에 안나왔다면 외모만 튀는 트로트가수라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실험적인 무대를 자주 선보였다.”
미스터팡은 “트로트라고 ‘전국노래자랑’이나 ‘가요무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뮤직뱅크’는 아이돌뿐 아니라 트로트가수도 출연해야 한다”면서 “젊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퓨전적인 트로트도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로트에 관심없는 10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들 기호와 색깔에 맞게 콜래보레이션도 해야한다는 것이다. 미스터팡은 정통 트로트만으로는 트로트의 활로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뭔가 색다르고 이채로운 게 가미됐을때 반응이 올 수 있다는 것.
“트로트를 꼭 귀로만 들어야 할까.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트로트도 있다. 실력 없는 사람이 웃기면 가볍지만, 실력있는 사람이 웃기면 매력이고 재미다. 트로트는 술집에서만 부르는 음악이 아닌 생활속 주류음악이 될 수 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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