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고분양가 제동에 깎인 마진 ‘로또청약’ 내주느니 조합과 이익 극대화 방안 모색
정부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의 고분양가 행진에 제동을 걸자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후분양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깎인 마진으로 청약자에게 ‘로또 당첨금’을 선물하느니 금융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제값을 받는 게 낫다는 셈법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최근 조합 측에 이미 후분양을 약속했다. 두 회사 모두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선분양을 하는 것이 조합에 불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같이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서울 강남4구, 경기 과천 등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신규 분양 아파트가 인근 지역 다른 아파트의 분양가나 시세의 일정 범위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일정에 돌입한 신반포센트럴자이(신반포6차 재건축)는 3.3㎡ 당 평균 분양가를 시장 예상가보다 350~450만원 낮은 4250만원으로 조정해야 했고, 내주 분양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도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후분양을 한다고 분양가를 마음대로 책정하지는 못하지만, HUG의 분양가 기준이 되는 주변 시세가 올라갈 것이라는 게 조합과 건설사의 계산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강남 집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조합원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점에 분양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재건축 단지들에도 이같은 움직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현재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이후에도 지금처럼 분양가에 대한 제재가 계속되면 건설사와 분양 시점 조절을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과천주공1단지도 현재로서는 내년 초 분양 예정이지만, 후분양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후분양이 위험한 선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무렵에도 자발적 후분양 사례가 확산된 적이 있는데, 미계약 사태가 속출했었다.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등 현재 서초구의 대표 고급 아파트들이 그런 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후분양은 계약 뒤 입주까지의 기간이 1년도 되지 않아 집값을 마련해야 하는 기간이 짧다”며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 거래난으로 기존 집이 팔리지 않거나 대출이 안돼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계약 포기자들이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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