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태풍 표현 탓 경각심 떨어진다” -태풍 예보, 이르면 내년부터 개선 -크기 2단계ㆍ강도 3단계로 ‘분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앞으로는 기상예보에서 ‘작은 태풍’, ‘약한 태풍’이란 표현이 사라진다. 기존 태풍 분류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태풍 분류 등급에 최고구간이 신설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됐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국가태풍센터는 약함과 중간, 강함, 매우 강함으로 나뉘는 기존의 4등급 태풍 강도 예보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의 태풍등급 체계 개선안을 잠정 결론지었다. 개선안이 정식으로 반영되면 태풍 강도뿐만 아니라 기존 4단계(소형ㆍ중형ㆍ대형ㆍ초대형) 태풍 크기 분류도 대형과 초대형 2등급제로 간소화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행 태풍 강도 분류에서 ‘약함’과 ‘중간’ 단계를 없애고 최고 구간을 두 단계로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태풍 크기 분류도 기존 소형과 중형 태풍은 발표할 때 크기를 따로 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과 초대형 태풍은 기존대로 크기를 병기해 예보한다. 이 같은 기상청의 개편안은 현행 일본의 태풍 분류 체계와 비슷하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을 예보할 때 강도는 3단계(강ㆍ매우 강ㆍ맹렬)로, 크기는 2단계(대형ㆍ초대형)로 분류하고 있다.
기상청은 그동안 강도와 크기에 따라 태풍을 분류해 예보해왔다. 태풍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25m일 때는 ‘약한 태풍’으로 분류하고 초속 44m 이상일 때는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태풍 크기도 풍속이 초속 15m 이상인 반경이 300㎞ 미만일 때는 ‘소형 태풍’으로, 300㎞~500㎞ 사이면 ‘중형 태풍’으로 분류한다. 반대로 500㎞ 이상일 때는 ‘대형’, 800㎞ 이상일 때는 초대형 태풍으로 분류해 예보에 반영한다.
그러나 현행 태풍 분류 체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학계와 기상청 내부에서 잇따랐다. 약한 태풍일 때도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오면서 큰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일본 본토에 상륙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제5호 태풍 ‘노루’도 상륙 당시까지 반경이 300㎞에 미치지 못해 ‘소형 태풍’으로 분류됐다. 지난달 부산에 폭우를 쏟아내며 침수피해를 일으키는 등 큰 영향을 끼쳤던 제3호 태풍 ‘난마돌’도 현행 분류에 따르면 ‘약한 소형 태풍’에 해당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은 태풍이라도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지만, 표현상의 문제 때문에 경각심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오는 9월까지 내부 입장을 확정해 외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는 개선된 태풍 분류에 따라 예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