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비율 하향’ 카드 유력 인수참여 반대 WD반응 관건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간 법적 다툼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이번 매각 작업의 핵심 이해 당사자로 지목된 SK하이닉스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SK하이닉스의 지분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도시바의 의결권을 일부 양보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분참여에 강하게 반발하는 WD를 달래기 위한 포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고등법원은 지난 28일(현지시간) WD가 제기한 도시바 반도체 매각 중단 가처분 소송 2차 심리에서 매각 중단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1차 심리 때와 마찬가지로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 완료 2주 전에 WD에 통보하도록 명령하는데 그쳤다. WD로서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완료되기 전에 통보받을 권리를 얻었으나, 매각 중단 가처분 요구는 불발된 셈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와 WD의 법정다툼의 무대는 국제중재재판소(ICA)로 넘어갈 처지다. 이미 지난 5월 WD는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중지 중재 신청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중재재판소의 심리는 보통 1년 반에서 2년 가량 소요된다는 점에서 매각 작업 지연에 따른 도시바의 상장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도시바는 재무초과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반도체사업을 매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결국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른 시일내 WD와의 법정 다툼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순조로운 매각 종료를 위해선 SK하이닉스가 새로운 대안을 내놔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WD가 낸드플레시 메모리 반도체 경쟁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지분 참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매각 2주 전에 WD에 통보하라는 미국 법원 결정은 WD입장에서 매각에 불만이 있을 경우 다시 법적 대응을 할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준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도시바 측에서는 향후 매각 관련 통보를 할때 WD가 반발하거나 문제삼지 않을 만한 내용 및 조항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도시바 인수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는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의결권을 일부 양보하는 대안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의결권 비율의 하향 조정에는 거부감이 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을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보장되면 변경된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향후 의결권이 확보되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에 참여하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