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ICBM 아닌 IRBM’ 일부 “결국 美서부 타격 가능”

한미일, 고강도 北제재 활용속 6번째 ICBM 보유국 지위 꺼려 국제사회가 북한의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대응해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추진중인 가운데 화성-14형이 실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지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사무국에 이르쿠츠크주에 있는 보로네슈 레이더 기지가 화성-14형을 추적한 결과라면서 최대고도 535㎞로, 510㎞를 비행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화성-14형의 사거리는 통상적으로 사거리 5500㎞ 이상인 ICBM에 훨씬 못 미치는 2000여㎞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해당한다.

북한은 지난 1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와 함께 참석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미사일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축하연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사진은 지난 4일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와 함께 참석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미사일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축하연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사진은 지난 4일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러시아 측은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국과 미국에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자료 내용은 북한이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최대 고도 2802㎞로 933㎞를 비행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한국과 미국, 일본도 북한이 화성-14형을 쏜 직후 최고고도 2500㎞ 이상으로 930여㎞ 비행했다고 밝혀 북한 측 발표와 유사하게 평가한 바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1일 “러시아의 자료는 과학적 데이터라기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대북제재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호락호락하게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한미일 내에서도 북한의 화성-14형이 ICBM으로 단정짓는데 조심스런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6일 G20 계기에 가진 한미일 정상회동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화성-14형에 대해 ICBM이 아닌 ‘대륙간 사거리 탄도미사일’로 표현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에 대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획득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외교적 함의가 달라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이 북한의 화성-14형에 대해 사실상 ICBM 시험발사라는 전략적 도발로 보고 강력한 대북제재를 추진중이지만,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나 핵무기 운반수단인 ICBM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취한 선택인 셈이다.

현재 ICBM 보유국은 미국ㆍ러시아ㆍ중국ㆍ인도ㆍ이스라엘 등 5개국뿐으로 화성-14형을 ICBM으로 인정하면 북한을 6번째 ICBM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화성-14형이 충분한 성능 개선을 거친다면 500㎏의 핵탄두를 싣고 9700㎞를 비행해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해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당장 내일 결함을 없애진 못하겠지만 결국은 성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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