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내전 상황을 틈타 이라크로부터 분리ㆍ독립을 노리고 있는 북부 쿠르드족이 최근 ‘반값 원유’ 판매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쿠르드족이 반값 원유 매각을 통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쿠르드 반자치 지역에 매장돼있는 원유는 주요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제외하더라도 450억배럴에 달한다.

이는 이라크 전체 매장량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중앙정부는 쿠르드산 원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하지만, 내전 상황을 틈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최근 이라크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 터키로 가는 송유관을 통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외국 업체에 처음으로 원유 직접 판매에 나섰다.

실제로 최근 쿠르드산 원유 100만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터키 제이한 항구를 출항, 유럽과 미주지역 구매자와 접촉 중이다.

다급해진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산 원유를 구입할 가능성이 큰 기업들을 상대로 구매하지 말아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이에 맞서 KRG는 유조선에 실린 원유의 판매가격을 배럴당 56달러로 낮췄다. 배럴당 110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는 브렌트유와 가격을 견줘 보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엔 제이한 항구에서 쿠르드산 원유를 실은 또다른 유조선 한 척도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KRG가 독립을 위한 첫 단계로 원유 독립에 착수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KRG는 지난 2011년 셰브론, 엑슨모빌, 토탈 등 석유메이저 기업 4곳을 직접 유치하고 자치지역 내 원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KRG가 터키 제이한을 통해 단독 수출을 한 것도 니체르반 바르자니 KRG 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따로 맺은 수의계약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1월 북부 KRG 자치지역을 관통하는 송유관이 개통한 뒤, 터키는 이라크산 원유와 쿠르드산 원유를 분리해 선적ㆍ보관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제이한 항구의 저유조 12개 중 7개가 쿠르드산 원유에 할당된 것으로 전해졌다.

KRG는 이번주에도 제이한에 있는 유조선 2척을 통해 쿠르드산 원유를 수출한다.

KRG는 원유 일간 수출량을 7월 20만~25만배럴로 2배 늘린 뒤, 연말에는 40만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앙카라 소재 경제정책연구재단(EPRF) 니하트 알리 외즈칸 애널리스트는 “쿠르드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부두에 닿으면 KRG는 독립을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떼게 된다”면서 “이라크의 해체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