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LG전자 칠러 공장. 공장 내 생산동에 들어서자 성인 남성의 키보다 족히 두ㆍ세배 커 보이는 중장비들이 대형 크레인에 들려 허공을 오가고 있었다. 칠러는 완제품의 무게가 최대 50t에 육박한다. 양쪽 생산라인을 잇는 오버헤드 크레인 12대와 한쪽 생산라인에만 고정된 소형 크레인 20대가 설치된 평택공장의 생산동은 축구장 4개 넓이와 비슷하다. 5개로 나눠진 생산구역은 각각 가로 190m, 세로 30m에 달한다.

평택공장 제조팀 관계자는 “여기는 만드는 제품 크기나 무게를 보면 가전 공장보다는 조선소에 가깝다“며 “조선소보다는 환경이 조금 더 깨끗하다는 것이 차이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장 4개 넓이 생산동, 오차율 ‘0’에 도전= LG전자의 칠러 공장은 주로 대형 상가, 사무용 시설,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냉난방기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터보 냉동기 ▷흡수식 냉온수기 ▷스크류 냉동기 ▷공조기 등이다. 이들 제품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전북 전주에 있던 칠러 공장을 지난해 11월 지금의 평택으로 옮겼다. 14만8000㎡에 달하는 사업장은 전주에 있던 공장에 비해 약 2.5배 넓다.

평택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냉동기 기준으로 1000대 수준이다. 냉동기에 연결되는 실내기 등 부속 제품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 2000대까지 늘어난다. LG전자는 평택공장의 생산능력이 기존 전주 공장의 2배 이상 늘어난 덕분에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도 적기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가 생산하는 칠러는 엄격한 성능시험을 통과해야 완성된다. 이를 위해 생산공정 마지막 단계에 총 6개의 시험 운전 설비를 구축했다. 이 설비는 최대 3000냉동 톤(1냉동 톤은 24시간 안에 0℃ 물 1톤을 얼음으로 만드는 냉동 능력) 용량의 제품까지 자체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다.

정진희 LG전자 칠러선행연구팀장 수석연구위원(부사장)은 “평택공장은 칠러 개발과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며 “오차율 제로의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칠러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산화 경쟁력, 칠러 영업이익률 5% 넘어=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칠러 사업에서 국산화가 중요한 이유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부품 조달이 빨라 고객에게 안정된 유지ㆍ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산화의 경쟁력은 사업 수주로 이어진다. LG전자는 지난 2월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실시한 부산지역 열회수설비사업, 지난 5월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서남물재생센터의 하수열 지역난방공급사업 등 국내 주요 프로젝트에 자체 개발한 터보 히트펌프를 공급했다. 특히 LG전자는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하남에 공조 솔루션을 일괄 공급, 칠러 제품의 성능과 품질 그리고 시공 능력과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공조 사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

아울러 중동,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의 발전소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청사, 킹칼리드 국제공항 등에도 LG전자의 다양한 공조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박영수 LG전자 칠러사업담당 상무는 “칠러 사업의 작년 매출은 3500억원 정도로 영업이익률은 5%를 넘는다”며 “50년간 축적한 공조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데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