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성폭력 범죄의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는 감소했지만 피해자의 신고가 되려 증가하면서 성폭력 범죄자 관련 수사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친고죄 폐지로 합의만을 노린 속칭 ‘꽃뱀’이 줄어들어 고소가 줄었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이 펴낸 형사정책연구소식 2014년 봄호에서 장다혜 부연구위원은 ‘친고죄 폐지와 성폭력 고소 감소의 의미’라는 논단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된 후인 2013년 하반기 성폭행 범죄중 고소로 인한 수사 시작의 비율은 상반기(15.6%)에 비해5.9% 감소한 9.7%로 뚝 떨어졌다. 실제로 2013년 하반기 성폭력 범죄 수사단서를 살펴보면 고소로 인해 수사가 시작된 것은 1601건으로 상반기(1915건)에 비해 16.4% 감소했다.
이에 따라 SNS와 일부 언론에서는 “성범죄가 친고죄일 경우 합의가 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무고를 일삼던 꽃뱀들이 사라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성폭력 범죄의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가 시작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게 돼 고소가 신고로 이전되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것이 장 부연구위원의 해석이다. 실제로 고소건수는 2013년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300여건 줄어들었지만 같은기간 피해자 신고건수는 6404건으로 상반기(4515건)에 비해 1900여건 늘어났다.
성 범죄가 친고죄였던 때에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피해사실을 신고하러 가더라도 수사기관이 수사 및 처벌을 위해 고소할 것을 요구해 고소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친고죄 부분이 페지되면서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해져 피해자의 신고가 고소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고소가 줄어든 것은 고소없이 신고만으로 공소가 가능해진 형사소송절차의 변화 때문이지 친고죄 폐지로 ‘꽃뱀’들의 무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 부연구위원은 “친고죄 폐지로 인해 피해자들이 고소 아닌 신고만 했다가 이후 사건의 진행상황에 대해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가 늘고 있다”며 “또 고소를 원치 않는 피해자들도 아직 있어 이들에 대한 피해자 보호와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보장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가야할 것인지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