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어찌나 멋지던지 말을 더듬었어.”

위의 문장 중 잘못 쓰인 낱말은 무엇일까요? 만약 ‘멋져 보이던지’의 ‘-던지’에 자꾸 눈길이 간다면 ‘-든지’와 ‘-던지’의 정확한 표현법을 모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위의 문장은 맞는 문장입니다.

‘-든지’와 ‘-던지’는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낱말이지만 이 둘의 구분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택의 뜻이면서 뒤의 음절 ‘-지’를 빼도 문장이 자연스러우면 ‘-든지’, 회상의 뜻이면서 뒤의 음절 ‘-지’를 뺏을 때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되면 ‘-던지’가 맞는 표현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든지’는 나열된 것을 선택하거나 맞설 때 쓰이는 말입니다. 즉 선택의 자유가 있을 때 쓰입니다. ‘-든’으로도 줄여 쓸 수 있습니다. 주로 조사나 연결어미로 쓰입니다.

“뭐든지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 돼” “밥을 먹든지, TV를 보든지 하나만 하면 안 될까?”처럼 여러 개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상관없으니 자유롭게 결정하라는 표현일 때 ‘-든지’를 씁니다.

‘-던지’는 과거의 경험이나 지나간 일을 떠올릴 때 사용되는 연결어미로, 앞 절의 막연한 의문이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상관이 있습니다. ‘-던지’를 썼던 자리에 ‘-던’으로 줄여 쓸 수 없다는 것이 ‘-든지’와 다른 점입니다.

“어찌나 표준어를 잘 찾던지 가르친 보람이 있더라” “배고팠던지 깨끗이 그릇을 비웠어”처럼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면서 ‘보람이 있다’ ‘그릇을 비웠다’는 상황을 연결해주는 표현일 때 ‘-던지’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