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정유업계의 불황이 대한항공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에쓰오일 2대 주주인 대한항공은 이 지분을 팔아 2조원 가량의 현금을 만들어야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불황으로 주가가 부진해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신용평가사까지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며 매각을 독촉하고 있지만 매수를 할 에쓰오일 1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반응이 미지근해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NICE신용평가는 17일 “에쓰오일 지분 매각 등 추진중인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이행성과가 미흡한 가운데, ㈜한진해운과의 신용연계성 증가 등으로 인해 관계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이 증가됐다”며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평가했다.
국내 1위 항공사로서 사업기반이 탄탄하지만 A380 등 신규항공기 도입과, 계열사의 미국 LA 호텔재건축 사업 지급보증, 한진해운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져 에쓰오일 지분매각을 통한 유동성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NICE 측 진단이다.
문제는 대한항공 측도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재무부담 요인 가운데 어느 하나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서다.
조양호 회장이 최근 사우디를 방문, 아람코 최고경영진을 만났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7만4000원이었던 에쓰오일 주가는 전날 5만6800원까지 약 26% 떨어졌다.
국제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A380 등 신규항공기 도입을 늦추기도 어렵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중장기 신규 항공기 도입계획으로 80억달러 규모의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항공기 도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1조원이 넘게 들어갈 미국 호텔 건설도 투자가 늦어질 수록 오히려 부담만 커진다. 대한항공은 총 투자금의 7800억원에 대해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호텔업은 조 회장의 큰 딸인 조현아 부사장이 차세대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야심차에 추진하는 부분이다.
한진해운 지원 역시 ‘육ㆍ해ㆍ공, 3각 물류 완성’이라는 조 회장의 경영전략 상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한진해운 유상증자 참여는 회사 경영권을 확실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컨테이너 업황 부진, 영업손실, 금융비용 및 외환평가손실 발생 등으로 한진해운이 올해 5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한다.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 연결기준으로 올해 대한항공은 순이익 흑자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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