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회사 첨단 제품 제조기술을 빼돌린 국내 중소기업의 부사장과 공장장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회사 기술을 유출해 외국에 공장을 세우고 동종 제품을 만든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피해업체의 옛 부사장 이모(56) 씨와 공장장 신모(3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지난 2015년 11월 말레이시아에 자신들의 공장을 차리고 지난해 12월까지 피해업체 A사가 보유한 도면, 설계 사양서, 원자재, 생산원가 등 영업비밀을 활용해 제품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제공=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경찰 조사결과 이 씨 등은 2014년 1월 피해업체 A사에 입사했다. A사 사장은 엔지니어인 이씨의 기술을 활용해 첨단 낙하산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씨와 신 씨를 고용하면서 회사도 설립했다.

핵심 인력이던 이 씨는 첨단 보조낙하산 제조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 씨의 보조낙하산은 기존의 둥글고 깊이가 깊은 형태 제품과 달리 네모나고 깊이가 얕은 방식으로 더 가볍고 빨리 펼쳐지면서 흔들림도 적다고 한다.

하지만, 2015년 중반 이 씨가 A사에서 만든 시제품이 스위스 인증업체의 인증을 단번에 통과하면서 예상보다 품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 씨는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

이 씨는 그해 11월 말레이시아 공장을 차리고 12월 A사를 퇴사했다. 이 씨 측근이던 신 씨는 2016년 5월 퇴사할 때까지 이 씨에게 이메일 등으로 각종 기밀을 보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A사 업무용 컴퓨터에 있던 도면과 설계 사양서는 유출 후 삭제해버려 A사가 더는 낙하산을 만들 수 없게 해버렸다.

이들은 심지어 퇴사 전에도 해사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휴무 중인 A사 생산직 직원들을 불러내 A사가 보유한 원단 등 원자재로 자신들만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이 시제품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A사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소개하며 영업도 했다.

A사는 기술 자료를 잃어 생산 공장을 가동할 수 없게 되면서 1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