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채 인식, 비 접촉식 버튼 등 적용…사용자ㆍ환경 위한 디자인 눈길 - “엘리베이터 디자인, 외관 스타일링 外 보이지 않는 가치, 전략 포함해” - 권상기 마저도 디자인 영향…작게 또 작게 - 업계 최초 디자인 공모전 개최한 현대엘리, 업계 최초 iF 어워드 금상까지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다 원하는 층에 도착하면 내린다. 층과 층 사이를 손쉽게 오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이동 장치인 ‘엘리베이터’. 단순하고 삭막하다고만 여겼던 이 잿빛 공간이 어느새 인간과 환경을 우선하는 첨단 디자인 공간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2일 찾은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현대엘리베이터 아산타워에는 미래 엘리베이터의 청사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다양한 입력 방식과 소재가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지상 205m, 60층 아파트 높이의 아산타워 건물에 들어가자 기자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바로 홍채 인식 엘리베이터였다. 홍채 인식 엘리베이터는 사전에 등록된 홍채값을 읽고 사용자가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층까지 자동으로 데려다준다. 보안이 중요한 회사나 아파트 등을 위한 첨단 입력 방식의 승강기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세균 번식에서 자유로운 ‘안티바이러스 핸드레일’, 미세먼지 및 불쾌한 냄새를 걸러주는 ‘공기청정 시스템’, 여름철 불청객 벌레를 쫓는 ‘초음파 해충 방지 기능’ 등 사소하지만 편익을 증대시키는 기능들이 곳곳에 적용돼 있었다. 최돈 현대엘리베이터 디자인연구소장(상무)에 따르면 모두 사용자와 환경을 위한 디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 소장은 “엘리베이터 디자인이라고 하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포장기술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구시대 고정관념”이라면서 “최근의 엘리베이터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 위주의 스타일링을 넘어 보이지 않는 가치와 전략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기능과 효율이 아닌 사용자와 인간, 환경 중심의 미래지향적인 건축물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엘리베이터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자와 환경을 우선하는 디자인이 접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버튼을 직접 누르지 않고 손가락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층수 호출이 가능한 ‘비접촉식 버튼’은 메르스 사태가 한창일 때 고안된 아이디어다. 바이러스 노출을 최소화 해 중앙대와 강원대 등 일부 병원에도 도입됐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크린을 엘리베이터 문에 설치해 범죄 예방 효과를 높인 디자인이나, 긴급상황 시 사용자의 심적 안정을 높이기 위해 설치된 화상 통화가 가능한 비상 호출 장치도 사용자 편의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의 엔진인 ‘권상기(traction machine)’마저도 디자인과 무관치 않다. 과거의 권상기는 부피가 커 건물 옥상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등 필연적으로 건물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 층고 제한에 민감한 4~5층 건물의 경우 부피가 큰 권상기는 공간 효율까지 떨어뜨리는 ‘골칫덩어리’였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권상기 크기를 작게 줄여, 162㎝인 기자의 무릎보다 낮은 높이의 권상기까지 개발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디자인 철학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08년 업계 최초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며 본격적인 디자인 엘리베이터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현재는 최 소장을 비롯한 14명의 직원들이 디자인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시장의 다양한 욕구와 유행을 승강기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3월에는 전 세계 승강기 업계 최초로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iF 디자인어워드에서 프로페셔널콘셉트 부문 금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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