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후 처음으로 한국산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사실상 공식화한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구체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태희 2차관이 미국을 방문(20~23일)해 관련 자료 제출 등 해명에 나서는 한편,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다자채널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미국 상무부는 18일(현지시간) 한국 등 10개국이 수출한 보통과 특수선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터키산 선재에 대해선 상계관세 조사도 개시한다. 상계관세는 보조금의 지원을 받은 수입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를 말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정부 때부터 진행해 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산 수출품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판정을 내린 적은 있지만, 새롭게 조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철강 선재에 대한 조사 대상 수출국은 한국을 비롯해 벨라루스, 이탈리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터키,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등이다. 이들 10개국의 대미 선재 수출금액은 총 2억7220만달러에 달한다. 선재는 압연강재 중에서 조강에 속하는 제품으로 단면이 둥글고 코일 모양으로 감겨 있다. 탄소량에 따라 보통선재와 특수선재로 분류되는데, 단면의 지름이 19.00mm 미만인 제품이 조사 대상이다.
한국의 대미 선재 수출 물량은 2015년 11만6901M/T(메트릭 톤), 금액으로는 5906만 달러였으며, 지난해에는 9만2504M/T, 45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한국의 수출액이 우크라이나(지난해 5502만 달러)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이번 조사는 게르다우 아메리스틸 US와 누코르 코포레이션, 키스톤 통합산업, 차터스틸 등 미국 철강업체 4곳의 제소에 따라 이뤄졌다.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는 반덤핑과 상계관세 관련법에 따라 미국시장 수입제품들의 덤핑이나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인한 시장 왜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상무부의 설명이다.
미 철강업체들은 한국 업체의 덤핑 수출로 피해를 봤다며 33.96∼43.25%의 덤핑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조사 개시에 따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다음달 12일 이전까지 산업피해 관련 예비판정을 내리게 되며, 최종판정은 내년초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우태희 차관이 미국에 가서 이야기할 예정”이라며 “미국이 정당한 논리와 근거에 의해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WTO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지난 11일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최종 판정에서 마진율을 다시 인상했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으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