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급속한 고령화와 사회복지 지출 증가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크게 악화하면서 지자체가 독자적인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이 심화돼 지방분권이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병기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7일 ‘지방분권형 국가 건설을 위한 재정 분권 강화’ 보고서를 통해 작년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70% 이상인 곳은 서울 단 한 곳(0.4%)에 불과할 정도로 독자적인 재정 상황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의 분석 결과 재정자립도가 10∼30%인 지자체는 153곳(6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50%가 65곳(26.7%), 50∼70%가 22곳(9.1%)이었다. 10% 미만인 곳도 2곳(0.8%)이나 됐다. 재정자립도 50% 미만 지자체가 220곳(90.5%)인 셈이다.
지방재정이 취약한 것은 급속한 고령화로 복지지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자체 예산 중 복지예산 비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전체 세출의 21.4%(38조6천230억원)였던 사회복지 부문은 2014년 26.3%(59조8천89억원)까지 늘었다.
이러한 예산 구조로는 투자적 지출을 편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지방재정의 역할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저성장→저소득 계층 증가→복지 지출 증가→투자적 지출 감소→저성장’의 악순환이 굳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오 연구원은 중앙-지방간 수직적 재정관계 역시 지역 특성을 살린 예산제도가 정착되지못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예산이 배분될 때는 통제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지자체는 예산 총량 기준으로 ‘제로섬’ 형태의 예산 쟁탈을 벌이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앙에 집중된 재정권력을 분산해야 한다고 오 연구원은 제안했다. 현재 8:2 수준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단계적으로 6:4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지방재정 총량도 증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