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점착장비 전문기업 4년전 샤프 부도로 자금줄 막혀 산단공 유·무형지원 받고 재도약 ESS 신사업 ‘탄탄한 미래동력’ 황성철 사장 무한 자신감 표명 예측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안팎으로 소통하고, 내적 역량을 다지는 일이다. 이를 통해 뿌리를 키우고, 튼튼한 뿌리에서 신사업의 가지가 뻗는 법이다.
12일 경기 시흥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황성철 ㈜에스에이티(코넥스시장 등록명은 에스에이티이엔지) 사장은 “최근 불어닥친 중국발(發) 사드 한파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이 한 차례 크게 휘청거렸던 2012년 ‘빨리 가는 것’보다 조직을 강화하는 일이 먼저임을 배웠다. 고통스런 재기 과정에서 웬만한 외생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을 체력을 갖추게 됐다.”
이 때 구축한 정부와의 네트워크, 기술기반 신사업도 큰 힘이 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원동력이다. ㈜에스에이티는 2003년 창업한 평판디스플레이(FPD) 패널 점착장비 전문기업이다. 황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연구원으로 있다 이 회사에 합류했다. 당시는 일본과 대만에서 디스플레이장비 투자붐이 일던 때였다. 바람을 탄 ㈜에스에이티는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2007년 70억원이던 매출이 8년만인 2011년 523억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성장세는 곧 꺾였다. 수 백억원대의 수의계약을 맺은 일본 ‘샤프’가 2012년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하면서다.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 물량은 처치 곤란이 됐고, 자금줄도 막혔다. 회사가 급성장하던 시절 외주화·관리자화된 인력 60여명 간의 불협화음도 걸림돌이었다. 매출액이 100억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영업적자도 났다. “이대로 끝나는가” 절망이 엄습했다.
반전의 계기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특단의 대책’을 고민하던 황 사장은 인근에 두고도 찾지 않았던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로 향했다.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단공 기업성장지원센터의 ‘육성기업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사업악화 이후 이리저리 엉켜 있던 고객관리망이 그제서야 실체를 드러냈다. 난맥상이었다.
이후 수십, 수백번 진행된 컨설팅 속에서 영업 효율화·원가절감·사후관리 개선 등 전방위 혁신이 이어졌다. 직원들 사이에 회사의 ‘비전’을 확산하기 위한 교육도 지속됐다.
황 사장은 “정책자금 수혈은 물론 영업기술·직원교육 등 무형적 효과도 많이 봤다”며 “직접 수습하려 해도 안 되던 것들이 정리가 되고, 신규 매출이 발생하니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에스에이티는 현재 압도적인 기술력과 영업력으로 BOE, 훙하이 등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에 80~90%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10년 뒤 회사를 책임질 각종 신사업도 당시 시작됐다. 회사가 가진 미세공정 및 소재분야 기술역량을 알아본 결과다. 주파수 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황 사장은 “현재 미국 주택단지에 이미 1메가와트(㎿) 규모 ESS설비를 세계 최초로 설치했다”며 “주력사업의 기복 만회를 위한 성장동력 마련이 해결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재기의 발판을 단단히 마련한 황 사장의 올해 목표는 매출액 300억원 돌파다. 매출의 80~90%가 발생하는 중국과 우리 정부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지만, ㈜에스에이티가 지난 3년간 쌓은 ‘내공’을 뛰어넘을 경쟁자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발생한 광저우항구로의 장비반입 지연 등 단기적 돌발상황에 대해서는 산단공 수출지원센터와 함께 즉시대응체계를 구축했다.
황 사장은 “위기 돌파를 위한 가장 큰 무기는 결국 외부전문가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흡수하는 자세와 그를 통한 회사 자체의 경쟁력 강화”라며 “사업이 굳센 뿌리와 신사업의 가지를 겸비하게 된 만큼, 오히려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