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가 소비도 저축도 줄어” 가계부채증가율 OECD 최고

가계가 빚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있어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서 ‘가계부채 상황 점검’ 보고를 통해 “가계부채가 이미 소비를 제약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지난해 실시했던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조사 결과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5%가량은 실제로 소비지출과 저축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절반 이상(52.5%)의 가구가 빚 때문에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셈이다.

가계가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느끼는 것은 소득증가보다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소득대비 부채 비중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2015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69%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129.2%임을 고려하면 40%포인트가량 높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178.9%까지 올라 2005년 이후 12년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명목 국민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15년말 현재 91%로, OECD 평균(70.4%)보다 약 20%포인트 웃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채무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취약계층의 부채가 늘어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은 조사를 보면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이고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고위험 가구의 부채규모가 2015년 46조4000억원에서 2016년 62조원으로 늘었다. 전체 가계부채가 11.7% 늘어나는 동안 고위험가구의 부채는 세배 가까이 높은 33.6% 증가한 것이다.

2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 혹은 저소득(하위 30%)인 취약차주 대출도 같은 기간 73조5000억원에서 78조6000억원으로 6.9% 증가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취약계층은 추가적인 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차주가 보통 금리수준이 높고 변동금리로 취급되는 신용 및 비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신용 다중채무자의 신용대출 비중은 48.8%로, 전체 평균(21.9%)보다 배 이상 높았다. 저소득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 신용대출 비중 역시 34.4%와 39.3%로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컸다. 비은행 대출 비중도 저신용 다중채무자가 74.2%로 가장 높았다. 이 역시 전체 평균(42.9%)보다 30%포인트 이상 컸다. 저소득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도 대출의 61%와 67.6%를 비은행에서 대출받아 평균보다 20%포인트가량 높았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가계대출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적지만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부담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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