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강학서<사진> 현대제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에 재무통시대가 열릴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때 재무통이 CEO를 독식하다시피했던 삼성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품질과 기술, 생산, 마케팅 부분에서 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자(CEO)가 주로 배출됐다. CFO가 사장 직위에 오르며 등기임원까지 겸한 것은 강 사장이 처음이다.
강 사장은 2009년 현대제철 CFO를 맡은 이래 5년간 고로건설 등에 19조원이 넘는 투자(현금흐름표 기준)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고로 건설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정몽구 그룹회장이 올 초 본인의 등기임원 직을 강 사장에게 물려줬을 때도 이같은 성과를 인정한 결과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런데 9일 현대차그룹이 밝힌 강 신임사장의 승진배경은 “현대제철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수익성 강화“다. 앞으로 경영전반에 있어 강 사장의 역할강화를 점칠 수 있는 근거다.
실제 현대차그룹 계열사 CFO 가운데 등기임원과 사장 타이틀을 동시에 가진 이는 강 사장이 유일하다. 현대차의 이원희 부사장과 현대건설의 박동욱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이고, 기아차의 박한우ㆍ현대모비스의 최병철 CFO는 등기임원이지만 부사장이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한용빈ㆍ추연정 CFO는 전무급으로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이전에 현대차의 CFO 출신인 채양기 전 사장이 현대ㆍ기아차 기획총괄본부를 지휘했지만, 사장으로써 등기임원에 등재되지는 못했다.
강 사장은 앞으로 수익성 향상과 재무구조 개선 같은 재경본부장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신성장동력 발굴과 기획 등 전사에 걸쳐 역량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제철을 대표하는 CEO는 박승하 부회장이지만, 우유철 사장이 생산부문을 강 사장이 나머지 부문을 맡는 구도가 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고성장 과정에서는 기술과 품질, 마케팅 등 주로 사업을 벌리는 CEO들이 많았지만, 이제 내실을 기해야하는 상황이 된 만큼 안정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재무형이나 관리형 CEO들이 중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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