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빅히트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드라마 공동제작이 늘고 있다. CJ E&M이 중국의 유명 제작사인 ‘쥐허미디어’ 와 손잡고 2015년 중국 드라마 최대의 기대작으로 거론되는 ‘남인방2’ 공동제작에 나섰다. 삼화네트웍스도 중국과 함께 ‘봉신연의’를 공동제작하며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봉신연의‘는 ‘파리의 연인’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실패를 모르는 신우철 감독이 연출을 맡고 20여 명의 한국스태프들이 참여한다. 키이스트의 자회사 콘텐츠K는 ‘연애쇼’와 ‘여우와 어린왕자’를 제작해 강소위성 TV에 공급할 계획이며, 초록뱀미디어는 대만 CTI(중천TV)에서 방송될 ‘세이 아이 러브 유’를 제작한다.

‘별그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 윤현보 콘텐츠사업 본부장은 “‘별그대’로 중국에 한류문화 보급을 촉진시키고 현지 반응을 극대화 시켰다”고 평가를 내렸다. 판권을 얼마 받았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중국 현지에서 인터넷 조회수가 37억뷰라는 사실이다. 윤 본부장은 “중국에서 인터넷을 하는 사람은 다봤다는 의미”라고 했다.

많은 중국 제작사들이 ‘별그대’의 제작사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자는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가령, 시나리오는 한국쪽에서, 제작은 중국이 담당하는 공동제작 형태를 제시하기도 한다. 올 하반기에 21회분의 ‘별그대를 120분 분량으로 재편집해서 중국서 극장 개봉하면 관심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HB는 지난 3월 중국 후난TV로부터 ‘별그대’ 리메이크 제안도 받았다.

무엇보다 ‘별그대’ 제작사가 중요하게 느낀 점은 중국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 지 알 것 같다는 점이다. 세련된 스타일의 천송이, 고급차를 타는 도민준에 대해 열광하는 중국인의 심리를 파악했다는 점이다. 중국 젊은이들의 관심사, 트렌디한 것, IT, 모바일과 한국드라마가 보여주는 트렌디한 문화와 스타일링을 잘 연결시켜야 겠다는 점이다. 하지만 ‘겨울연가‘이후 일본으로 수출하는 드라마가 밟았던 전철을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벌써부터 중국인을 겨냥한 ‘유사 도민준 캐릭터’를 만들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성공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성공해도 ‘짝퉁‘밖에 안된다.

중국은 우리에게 드라마 수출의 좋은 시장임은 분명하다. 중국은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으며 드라마도 중앙의 국영방송인 CCTV부터 성(省)급 위성방송과 시(市)급 방송, 현(縣)급 방송으로 스케일과 완성도 등에 따라 다양한 드라마를 편성할 수 있다는 플랫폼 상의 장점이 있다. 중국의 드라마 제작 물량은 풍부하지만 제작 기술이나 디테일은 아직 부족하다. 그런 상태에서 중국인의 문화에 대한 욕구, 소비에 대한 욕구는 급속도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공동 제작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현지 언어 소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통역사를 두는 것도 좋지만 한국 제작관련자와 기획 마케터들이 중국말을 할 줄 알아야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현지화 작업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참가할 수 있다.

한국이 중국과 드라마를 공동투자하고 제작하는 데 있어 낙관적인 상황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제작 사업구조는 공동제작, 개발을 향하고 있고 이런 구조하에서 프로그램에서 발생 가능한 총매출액에 대해 이익을 중국제작사와 나눌 수 있지만, 공동제작시 문제가 발생하면 지속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중국인들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그들로부터 무엇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김영희 PD의 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중국제작자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 사회에 기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그들과 교류하고 협조하여 신뢰를 얻어야 한다.

HB의 윤 본부장은 “중국과의 공동제작방식은 캐스팅과 연출은 중국측이 맡고, 우리는 기획을 맡는 형태가 될 것이다”면서 “앞으로도 외국 드라마에 대한 중국의 심의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전의식을 가지고 공동제작을 통해 그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최고를 만들어 보여주고, 드라마 기획도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단발성이 아닌 치밀한 전략을 짜 접근하면 공동제작의 효과를 볼 것이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제작자들은 자부심은 강하지만, 아직 드라마 퀄리티가 높지 않은 만큼 우리가 좋은 스토리로 높은 완성도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중국 언론의 부정적인 시선마저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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