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ㆍ과천 고분양가에 급제동 금융위기 때 미분양 손실 ‘악몽’ “대외여건, 시장안정 담보 못해” ‘사실상 분양가상한제’ 비판도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서울 강남4구와 경기도 과천시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과천주공1단지 등 일부 재건축 사업장이 뭇매를 맞게 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학습효과로 인한 ‘선제대응’이라고 강조한다.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한 조짐을 감지했다는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 확산을 차단해 주택시장 안정과 보증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변화한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한 ‘고분양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을 시행했다고 3일 밝혔다. 고분양가 사업장은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나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는 경우와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를 초과하는 사업장 등이 기준이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은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 위주로 공급이 예정된 지역들이 선정됐다. 고분양가 분양으로 다른 지역의 집값이 상승할 수 있고, 시세 하락과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금융위기 이전 강남지역으로 발생한 고분양가는 서울지역의 전체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조정은 수순이었다. 2008년 시작된 미분양은 2009년 16만 가구 수준으로 급증했다. HUG의 손실은 불가피했다.
HUG 관계자는 “당시 연간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부담했다”며 “향후 2~3년 착공 기간 내에 대외적인 여건들로 시장의 안정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HUG이 대외적인 불확실성과 하반기 이후 예정된 입주물량에 우려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0만 가구에 이어 올해 40만 가구의 분양물량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과열 요인을 제거로향후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HUG의 기준으로 과천주공1단지 등 재건축을 진행하는 단지는 갈림길에 섰다. 착공 이후 입주까지는 긴 시간이 남아있지만, 하반기 이후 진행할 예정인 보증심사 신청이 불투명해졌다.
앞서 과천주공1단지를 수주한 대우건설은 3.3㎡당 평균 분양가를 3313만원으로 책정했다. 과천 주공7-2단지를 재건축해 지난해 5월 공급된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 분양가(2760만원)보다 20% 이상 높아 분양보증은 물론 지자체의 승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근 단지의 시세가 높아 분양가 인하나 후분양제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리고 밝혔다.
일각에선 한국에만 존재한 분양보증 체계가 정부의 시장개입을 부추기고, 분양가나 공급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분양시장에선 분양보증이 강력한 주체가 될 수 있지만, 시장의 개입이 과도하면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후분양제나 민간보증을 도입하면 투기ㆍ전매 등 일부 부작용은 없앨 수 있겠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업체는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와 수습에서 벗어나 단계별 후분양제 등 건설사의 내성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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