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중기부 신설’ 약속 했지만 근로시간 단축 강행 ‘부담’ 與, 근로시간 단축에는 유연하지만 지지율 낮고 중기부 신설 논의 미진 “누구를 선택하느냐” 중소기업계 고민 깊어질 듯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장미 대선’에서 캐스팅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하며 위상을 강화하려던 중소기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중소기업부(이하 중기부) 신설 등 업계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왔던 야권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근로시간 단축 결사반대’ 방침을 정한 중소기업계로서는 마냥 야권 대선주자를 지지할 수 없게 됐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에 유연한 여권은 주요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을뿐더러, 중기부 신설 논의도 미진한 상태라는 게 약점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약 40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에서 어떤 후보에게 세를 몰아줄지 중소기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중기부 신설과 근로시간 단축 저지, 두 핵심 요구 사항 사이의 충돌이 고민의 핵심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현재 지지율 1위)가 중기부 신설과 근로시간 단축을 동시에 공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 전 대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 지원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겠다”고 하는 한편,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가 소속된 민주당이 현재 관행으로 인정되는 주말근로 16시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정권교체 시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근로시간 단축이 단행될 수 있다. 업계 담당부처의 장관급 격상이라는 ‘살’을 얻어낼 수 있지만, 인력난과 인건비 가중이라는 ‘뼈’는 내어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휴일근로 중복할증이 시행되면 업계가 약 8조 6000억원을 추가부담해야 한다”며 “중기부 신설보다 근로시간 단축 저지가 시급한 현안일 수 있다”도 말했다.
반대로 자유한국당 등 여권은 근로시간 단축과 중기부 신설 논의에 모두 소극적이다.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주자인 김관용 경북지사가 중기부 신설 공약을 내놓기는 했지만, 지지율이 미미한 상태다. 다른 예비 후보인 김진태 의원은 “대기업의 탐욕은 실제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며 “대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300인이하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 8시간 허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계와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그래도 ‘일거양득’은 어렵다.
앞의 관계자는 “결국, 중기부 신설 및 중소기업 지원 강화와 근로시간 단축 저지 중 무엇이 더 시급한 사안인지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정치권과의 교감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의 구심점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른 시일 내에 각 정당 대선주자의 노동개혁 관련 공약의 가능성 등을 따져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