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동맹’ 日 ‘위안부 합의’ 향배 촉각 -中, 사드 보복 수위조절? 차기 정부 입장변화 기대 -WSJ “朴 탄핵,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불확실성 만들었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을 맞은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 중국이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국가별로 미묘한 온도 차가 있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두 달 후 새 정권이 들어서는 한국을 두고 미·중·일 3개국의 손익계산서가 엇갈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열리게 된 한국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예상하면서 한미동맹 등이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초강경 대북제재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미국 정부의 첫 반응 역시 ‘한미동맹’에 방점이 찍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대행은 10일 논평을 통해 “우리는 한국민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미국은 한국민이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더라도 생산적 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은 지역 안보의 핵심”이라며 한반도 안보 공백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뒀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비롯한 한미동맹의 기조는 조기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유효하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5월 열릴 대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승리할 가능성이 큰 걸로 나타난다며 미국이 한국의 변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관련해 북한 지도부를 압박하는 미국의 강경노선을 밀어붙인 반면, 문 전 대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한국이 중국과 더 밀접해지고 남북 간에 더 많이 대화하는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며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 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탄핵선고 전날 문재인 전 대표가 인터뷰에서 밝힌 대북정책을 이날 보도하면서 한미동맹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문 전 대표가 집권하게 되면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대북정책을 펼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이 이전보다 훨씬 많은 핵무기를 보유했으며, (김일성·김정일보다) 훨씬 핵무기에 집착하는, 예측불허의 김정은이 집권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일본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체결한 각종 합의의 운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요미우리 신문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직후 “한·일 관계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외무성 관료의 발언을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한·일 위안부 합의다. 한·일 양국은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해결임을 선언했지만, 유력 차기 주자들이 대체로 부정적 기류여서 재협상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논리다. 국제적 신뢰도를 고려해 한국이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은 작지만, 한국 국민의 반일 감정과 맞물려 대선정국에서 쟁점화될 소지가 매우 짙다는 우려다. 여기에 위안부 소녀상, 독도 문제까지 ‘역사공방’으로 묶인다면 한·미·일 대북 공조의 틀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일본 측 우려다.

중국의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최근까지 사드 배치에 극렬히 반발하며 ‘한국 때리기’에 주력했지만, 사드 배치를 강행항 박근혜 정부가 물러난 이후 전략적 선택지를 고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안도의 한숨을 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로서는 하루빨리 박 대통령이 물러나고 다음 정부가 들어서길 기대했다. 시진핑 주석이 사드 반대를 언급한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전격 배치한 박 대통령과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특히 시 주석이 올해 가을 19차 당 대회를 통해 2기 지도부를 출범시키고 ‘절대 권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어떤 식으로든 관계 개선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중국 내 사드 반대 움직임이 현 상태처럼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새 대통령이 취임해 중국에 특사를 보내면서 양국이 새 출발점에서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이 모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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