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민병대와 정부군과의 충돌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친러 세력 사이에서 러시아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친러 민병대 지휘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과 싸울 병력을 보내주고 있지 않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슬라뱐스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드미트리 보이쵸프 러시아정교군(軍) 지역 사령관은 이틀 간의 전투를 벌이면서 “우리를 도울 유일한 방법은 러시아군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군대를 보내지 않으면 그(푸틴)를 박살내버리기를 원하는 사람이 생겨날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우리에게 헛된 희망을 안겨줬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정교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소요 사태가 발생하면서 최근에 조직된 수십 개의 민병대 중 하나라고 CNBC는 소개했다.

보이쵸프는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우리 투사들은 무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광산 노동자와 젊은이들로 구성돼있다”며 “전 세계가 우리와 맞서고 있고 수많은 반역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고 절박감을 토로했다.

그는 “푸틴이 이런식으로 우리를 대접하면 지지가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푸틴이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는 우리에게 투쟁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고 나서 우리를 포기했다. 그가 국경부근에 배치한 러시아 병력 철군을 지시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민병대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보이쵸프는 지난 24시간 동안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소속 군인 5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은 지난달 친러 세력이 주민투표를 실시해 자체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국가다.

슬라뱐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민병대의 교전이 이틀째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동화기와 포병전력을 동원해 민병대를 공격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주민들이 대피한 상태다.

슬라뱐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지역 세 곳으로 향하는 길이 교차되는 지점에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되고 있다. 도네츠크에서는 북쪽으로 55마일(약 90㎞)가량 떨어져 있으며 동부지역 최대 도시다. 분리주의자들은 지난 4월부터 이곳을 점령하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