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아 사망보험금의 9%…지급 2위 거액지급 계약 280만건 유효 ‘빅3(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보험사들이 미지급된 자살보험금을 모두 지급키로 결정하면서 10여 년간 공방이 이어진 자살보험금 논란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자살보험금 논란이 가열되면서 오히려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2015년 10년간 지급한 사망보험금 16만6000건 가운데 사망원인이 암, 심혈관, 뇌질환 등 질병인 경우가 77.8%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자살 등 고의적 재해 사망이 9%를 차지해 교통사고(6.3%)나 기타재해(6.9%)보다 높았다.
생보사별로 보험금 지급 건수와 액수를 봐도 자살은 증가세다. A사의 전체 사망보험금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금액비중은 2015년 8.9%에서 12.2%로 증가했다. 또다른 2개 생보사도 각각 13.0%에서 13.5%로, 8.8%에서 11.6%로 높아졌다.
이에 자살보험금 사태가 단순히 미지급 보험사에 중징계를 내리고 보험금 지급 선언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자살 방지에 사회 각계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살에 대한 보험 보상을 줄이거나, 현재 2년인 자살 면책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면책기간이 자살률과 상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2년 보험연구원이 ‘생명보험의 자살 면책기간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없는 면책기간 전보다 면책기간 후에 자살자수가 1.4배 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나 독일이 자살 면책기간을 3년 등으로 조정한 후 자살률이 일부 축소됐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명분과 실효성 없다는 판단으로 자살 면책기간 연장에 대한 논의는 답보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향후 또 다른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자살을 재해사망으로 인정한 약관 오류 계약이 280만 건 이상 유지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문제가 된 자살보험금 사례는 2400여건에 불과하다. 남은 계약의 경우 이 약관에 따라 자살도 재해사망으로 인정해 일반사망보험금의 2~3배를 받게된다.
양두석 안산대 금융정보과 교수는 “하루 평균 자살자가 38명,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240명이다. 불경기와 사회불안이 커진 최근 이번 논란이 오히려 자살에 대한 관심을 높일 우려가 크다”면서 “자살보험금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살예방 노력에 정부와 민간단체, 종교단체 등 전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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