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국방부와 통일부는 20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 암살사건의 배후세력으로 북한 정권으로 지목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0일 김정남 암살사건이 “김정은 체제의 대안세력을 사전에 제거하고 국제사회에 김정은 정권 교체시도를 미리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에서 “앞으로 수사결과 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사건의 배후가 북한 정권임이 밝혀지고 있다”며 “김정남 피살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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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탈북자 또는 체제 불만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전했다.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로는 네오스티그민, 청산가리, 리신, 테트로도톡신, 신경작용제 등을 언급하면서 “언론에 회자된 5가지 종류의 독극물 중 1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방부는 김정남이 테러를 당한 뒤 직접 메디컬클리닉에 가서 신고를 하는 등 사망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독극물의 양과 종류에 대한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생화학무기는 모두 40여 종이다.

한 장관은 “국방부 차원에서 최룡해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통일부도 김정남 암살사건의 배후로 김정은 정권을 지목했다. 홍용표 장관은 “사실 전 세계는 사건 초기부터 북한 정권을 향해 심각한 우려와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며 “북한에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 등 그동안 비정상적이고 반인륜적인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장관은 또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발표했듯이 5명의 용의자가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고, 추가로 3명의 북한 국적자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그렇게 발표한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북한 정권의 김정남 암살 배경에 대해서는 “김정은 정권의 특징은 공포정치에 입각한 권력 유지”라며 “대내적으로는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권력기반을 흔들 수 있는 사람을 제거하고 숙청하는 공포정치를 활용하고, 대외적으로 핵ㆍ미사일 실험으로 노골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장관은 김정남 암살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이 다시 한번 북한 정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국제기준과 가치를 지키는 그런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국제사회의 힘을 모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홍 장관은 남북 교류협력 재개 필요성에 대해 “비핵화 의지가 없는 북한과의 경제협력 역시 북한의 핵 개발에 도움을 주고 비핵화를 위한 국제협력을 이완시킬 뿐”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한 남북교류를 강조했다.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에 대해서도 “지금 현재 남쪽 민간단체와 북한 간 양자교류는 북한 정치적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 크고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다만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나 국제교류와 같이 정치적 의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작은 접촉은 계속해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서 김영우 위원장은 다수의 의원이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이라면 북한 정찰총국의 해체를 요구하고 북한의 위협을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2008년 11월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특별한 문제 제기는 없었으나 개인 의견일 뿐 상임위 차원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관계당국과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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