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상징물 이미지 훼손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A(44) 씨는 요즘 태극기가 부착된 옷을 입는 것이 약간 불편하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태극기 집회가 이어지면서, ‘태극기=탄핵 반대’의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음양오행의 원리가 녹아 있는 태극기가 좋아 가끔씩 입곤 했는데, 요즘에는 입기가 매우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박사모를 중심으로 탄핵을 반대하는 집단에서 태극기를 집회에 이용하고 있는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3.1 만세 운동을 비롯해 애국 시민들의 상징인 태극기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의 상징으로 변모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 집회에서도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일부 시민들이 태극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막고자 하는 행동으로 촛불집회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애국의 상징물에 대한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는 태극기뿐 아니다. 친박계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이름에 대한 불만도 많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 회사를 두고 있는 B 씨(41)는 자유한국당의 당명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사상 초유의 국정공백을 유발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정당이 ‘한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애국 정당으로 이미지를 바꾸려는 시도 자체가 불쾌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를 책임져야할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주고 있다”며, “당장 당명에서 한국을 빼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서울광장 앞에서 ‘대한민국’을 외친 경험이 있는 B 씨로서는 ‘자유한국당’이라는 당명이 당시 애국심을 끓게 했던 순수한 기억에 불순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거주하는 C 씨는 태극기 집회와 자유한국당의 이름에 대한 불쾌감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C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 중에는 ‘무궁화 근(槿)’ 자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꽃인 무궁화를 이름에 넣은 것 자체가 지금의 상황과 너무도 맞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태극기 집회는 ‘태극기’를, 자유한국당 이름은 ‘한국’을, 박근혜 대통령 이름은 ‘무궁화’라는 애국의 상징물을 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현실은 싸늘하기만 하다. 애국 상징물에 대한 이미지 훼손은 애국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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