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강석호 교수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지난 4월 25일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한 수술실. ‘제4회 전남비뇨기과 수술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남지역 비뇨기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강석호 교수(43)의 ‘방광암수술 라이브써저리(수술생중계)’가 시연됐다.
시연된 수술법은 ‘로봇이용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총 체내 요로전환술’. ‘비뇨기종양 수술의 꽃’이라 불리는 ‘근치적방광암 절제술’ 의 개복 수술법을 로봇으로 완벽히 재현하는 수술이었다. 6시간 30분 가량의 대수술이 끝났을 때, 70대 고령 환자가 흘린 피는 50cc 미만으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없었다.
또한, 개복수술에서 볼 수 있는 복부를 가로지르는 큰 상처 대신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몇 개의 작은 상처만 수술의 흔적을 말해줬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수술 생중계를 지켜본 비뇨기과 의사들은 수술이 끝나자 “완벽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방광암 수술의 새시대가 열렸다는 찬사를 보냈다.
방광암은 암중에서도 ‘삶의 질’과 직결되는 암일뿐아니라 발견도 쉽지않고 예후가 좋지않은 ‘고약한 암’이다.
“비뇨기과 3대암이라 불리는 신장암,방광암,전립선암 중 전립선암과 신장암은 조기발견이 가능해 최근 생존율이 올라가는데 방광암은 발견 자체가 어려워 생존율이 예전과 같이 답보상태에요. 발병율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걸리는 10대암 중 7번째이죠. 그런데 방광암이 고약한건 발병하면 악성도도 높은 ‘공격적인 암’이란 거예요. 방광암중 1/3이 ‘침윤성 방광암(방광암이 방광의 근육층까지 침범하였으나 전이는 없는 경우) ’이 되는데 이건 수술도 어렵거니와 예후도 안좋아요, 침윤성 방광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유전, 담배, 염색약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에 노출된 경우 등이 주요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광암 수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수술 범위가 크고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 ‘모든 비뇨기과 수술의 마지막 단계’로 일컬어진다. 7~8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이루어지며 합병증도 개복수술의 경우 최대 80%까지 보고될 정도로 힘든 수술이다. 미국에서는 근치적 방광 절제술을 많이 하는 비뇨기과일수록 그 비뇨기과 전체 수술의 합병증 발생빈도가 적다는 논문이 발표될 정도로 방광암 수술의 수준이 그 병원 비뇨기과의 수준을 대표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방광이나 콩팥 등에 생기는 비뇨기과암은 위치의 특성상 좁고 시야가 확보되기 어려워 다른 암종보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이 상대적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통증과 출혈, 회복측면에서도 우수해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국내 및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병원에서 방광암 로봇수술은 방광암 수술의 1단계 방광절제술 부분과 2단계의 골반주위 임파선 절제(표준절제)만 로봇으로 실시하고, 3단계 요로전환술은 복부에 6~7cm정도를 최소 절개해 장을 체외로 빼서 개복하에 요로전환술을 실시한다.
일명 로봇수술과 개복수술이 함께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수술이며, 대부분의 병원에서 아직까지 이 방법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강석호 교수는 이 로봇수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선구자’이다. . 먼저, 임파선 절제를 골반주위만하는 표준 절제가 아닌 대동맥 분지부 상방까지 이르는 ‘확장형 임파선 절제’를 아시아 최초로 로봇으로 성공했고 기존에는 복부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장을 체외로 빼서 손으로 시행했던 3단계 요로전환술을 모두 로봇을 이용해 체내에서 회장도관술이나 신방광 조형술을 시행하는 총 체내 요로전환술을 아시아 최초로 시행했다. 최다 수술 기록(55례)도 이어가고 있다.
“방광암 수술은 단계 하나하나가 하나의 큰 수술이며 종양을 포함하여 주변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또 새로운 방광을 재건해야하는 대수술로 개복수술이 아직까지는 표준치료이나 출혈,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 최소 침습수술(기존의 수술방법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지만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술방법 대표적인 것이 복강경 수술기법)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해요. “방광암 전(全)단계 로봇수술은 그런 면에서 필요성이 매우 크고, 고령이 대부분인 방광암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수술법이죠”
미국에서도 근치적 방광암 수술은 매우 어려운 수술이어서 1년에 10례 이상 하는 비뇨기과 의사를 ‘방광암수술을 많이 하는 비뇨기과 의사 (High Volume Surgeon)’라고 인정해 주변에서 그 비뇨기과의사에게 환자를 보내도록 권유하고 있다. 현재 강석호 교수는 로봇 포함 근치적 방광 절제술을 1년에 20례 가까이 소화하는 이 분야 전문가이자, 아시아권에서는 방광암 수술의 모든 단계를 체내에서 로봇으로 수술하는 최초이자 최고의 경험을 보유한 의사이다.
이런 경력답지않게 강석호 교수는 꽤나 동안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제가 2007년에 조교수로 발령을 받았어요. 지금은 흰머리도 좀 나고해서 제나이 들어보이는데 그때는 상당히 동안이었어요. 꼭 갓 의대 졸업한 인턴처럼. 그래서 저한테 수술이 잡히면 환자분들이 다른 교수님한테 시켜달라고 조르거나 안되면 다른 병원으로 도망을 갔어요. 그래서 나한테 수술한다고 하는 분이 너무 감사했어요. 궁여지책으로 나를 믿고 수술받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이 뭘까 생각하다가 생각해낸게 한 번 설명할거 두 세 번하면서 담당의사로서 진심을 보이자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도 전 수술이 결정되면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따로 면담시간을 가져요. 수술에 대해 자세히 다시 설명해주면 환자분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는거 같아요”
인터뷰를 하는내내 천상 모범생 같은 강 교수의 취미가 궁금했지만 역시 학구파였다. “아들만 2명인데 주말에는 주로 로봇 복강경 학회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예요. 시간이 따로 나면 가족들과 보내죠. 2011~12년에 미국 LA에 있는 USC병원(방광암의 메카)에 연수를 가족과 같이 갔는데 이때 좀 서먹했던 둘째 아들과 많이 친해져서 너무 좋았어요”
강 교수는 방광암을 대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다른 암에 걸렷을때보다 대수롭지 않게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말한다,
“전립선암이 ‘황제의 암’이라 불릴만큼 부유층들이 잘 걸리는 암이라고 알려져 있다면 방광암 발병층은 보통 소득수준 낮고 한 번 걸리면 수술이 ‘대공사’ 수준이예요. 또 노인분들은 수술도 잘 안할려고하는데 방광암은 적기에 안하면 죽는 질병이예요. 반대로 적기에 잘만하면 살 수 있는 병이죠. 한마디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있는 암이란걸 명심했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