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 모터·컴프레서 공급 하이얼엔 계약 체결 진행중 “매출 50% 이상 부품판매로”
LG전자의 사령탑 조성진<사진> 부회장의 ‘기술장인’ 정신이 LG전자에 1등 ‘DNA’를 불어넣고 있다.
최고의 부품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조 부회장의 기술 철학이 LG전자에 심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가 부회장에 오른 이후 LG전자의 주가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결과다. 주가 상승은 LG전자의 기업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터키에서 가장 큰 두 곳의 가전 기업인 아르첼릭과 베스텔에 모터와 컴프레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에는 LG전자가 중국 하이얼에 에어컨과 냉장고의 핵심부품인 컴프레서를 공급하는 계약 체결을 진행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최근 세계적 기업들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B2B’ 사업 강화를 내세운 조 부회장의 노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조 부회장은 H&A 사업본부 본부장이었다. 이 때 조 부회장은 완제품 판매 외에 기업간 거래 등 부품 판매에도 노력을 쏟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 LG전자로선 처음으로 모터와 컴프레서를 전시관에 배치한 것도 B2B 등 부품 매출 강화 전략의 일환이었다. 또 LG전자의 베스트샵에 모터의 성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연관을 설치한 것도 부품 사업 강화 차원이다. 그 결과가 최근 잇따른 계약 성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의 부품 경쟁력은 정평이 나있다.
조 부회장이 직접 제작한 DD모터는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에 올려놓은 1등 부품이다.
미국에서는 2007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9년째 1위다. 세계 최초로 냉장고에 적용한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도 프리미엄 냉장고가 갖춰야 하는 핵심부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음이 작고 고장이 없으며, 진동도 적어야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팔아 B2B 사업을 키우라는 드라이브가 강하게 걸린 상태다”며 “최근 계약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공급 규모, 매출, 계약 시점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가전 매출 절반을 부품 매출로 키우겠다고 공언해 둔 상태다.
조성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B2B 사업을 고객 밀착형으로 내재화 해 성장을 가속화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핵심 부품’ 판매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완제품 시장에선 경쟁 관계에 있는 타사에 LG전자 고유의 기술이 이식될 경우 완제품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이를 설득한 것은 조 부회장이 지난해 거둔 실적이다. 지난해 그가 담당했던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조3344억원이었다. 사상 최대다.
조 부회장의 말이 중량감 있게 반대 우려를 눌렀던 것도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했기에 가능했다. 또 LG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작동하는 핵심 소프트웨어(SW) 영역을 암호화하는 잠금장치도 마련해둔 상태다.
LG전자가 핵심 부품 판매를 기초로 한 ‘B2B’ 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은 소비자거래(B2B) 시장보다 시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에어컨 제조사 캐리어 등 일본과 중국의 주요 가전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해 둔 상태다.
북미 시장 공략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미국 주택건설협회(NHAB)와 함께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 마케팅을 시작했다. NHAB는 회원수가 14만명이 넘고 NHAB 회원은 미국의 신규 주택 가운데 80% 이상을 지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