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대비 시총 6조원 증가 日도시바 반도체 인수 추진도

연초 17조원의 ‘통 큰’ 투자계획을 내놓은 SK그룹이 LG실트론 인수에 이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지분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대형 M&A(인수합병)를 통한 ‘반도체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지배구조 개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올해 실적과 함께 주가를 견인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 집중’ 투자, 반도체 굴기 잇는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전날까지 SK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연말보다 6조2027억원(6.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시가총액만 6조5520억원(20.13%) 불어나, 전체 그룹 시가총액 상승률을 큰 폭으로 뛰어 넘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조5361억을 기록, 5분기만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D램과 NAND플래시 가격이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그 외 유가상승과 더불어 비정유 부문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서 SK이노베이션 시총이 5086억원(3.75%) 증가했고, 4분기 호실적에 더해 SK그룹 반도체 수직계열화 강화에 따른 수혜로 SK머티리얼즈(5.07%)의 시총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 4개사가 지난해 8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가운데, 정유ㆍ화학업계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했다. 유가상승 흐름에 따른 정제마진 확대와 석유화학 등 비정유사업 업황 호조에 힘입은 성과였다.

SK증권도 SK그룹 시총 상승에 힘을 보탰다. 증권업 호조에 증권업종과 동반 상승을 보이던 SK증권은 전날 SK그룹이 SK증권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이날까지 17.16%의 상승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유일한 금융 부문 매각과 더불어 최근 공격적인 M&A를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앞서 지난달 23일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제안서를 지난 3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SK하이닉스(7조), SK이노베이션(3조), SK텔레콤(3조5000억원) 등 총 1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뒤 또 한번의 손 큰 행보였다.

지배구조 개편 수면위로... 주가에 ‘변수’로 작용할 것= SK그룹이 견조한 실적과 공격적인 M&A투자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가운데 지배구조 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지배구조 개편은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기에 주식 시장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3일 GS그룹 오너 일가인 고 허완구 승상 회장 빈소에서 “지분 관계가 전혀 없으면서도 SK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도 가능하다”며 “그런 쪽으로 지배구조를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5년 지주회사인 SK(주)와 최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SK C&C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했다.

SK(주)가 SK텔레콤의 지분 25.22%를,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갖고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 시 SK텔레콤 투자회사와 SK텔레콤 사업회사 연결고리에 자사주를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적분할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T사업회사(자회사)와 SK하이닉스(자회사) 체제로 개편되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최대 수혜주로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잇따른 반도체 소재 수직 계열화 전략은 반도체업에 ‘선택과 집중’한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는 것으로, 지배구조 개편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굴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