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유 55달러 19개월만에 최고치 갈아치워 - 1년여 동안 없었던 해양플랜트 올해 초 삼성重 수주 - 원유 공급 줄고 비용 절감 노력 결실… “55달러 넘으면 수지 맞다” - “2017년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 가능성↑”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목이 말랐던 국내 조선업계 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50달러’ 선을 안정적으로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진행되다 중단됐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먼저 재가동 되고, 연말께에는 신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추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각)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55.4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7개월만에 처음으로 55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도 배럴당 53.83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배럴당 56.81달러에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영향이 크다. 국가간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 이행 여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지만, 국제 유가는 감산 합의 이후 비교적 큰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조선 업계에선 그간 유가와 관련해 ‘50달러 천장론’이 대세였다. 50달러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 이하로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들이 도산해 공급이 줄고, 이에 따라 유가는 상승한다. 반면 50달러 선을 넘어서면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해 유가를 낮추는 하방압력이 시장에 형성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두바이유가 55달러선을 넘어서면서 ‘50달러 천장론’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50달러 선을 넘는 순간 ‘좀비’가 됐던 셰일가스 업체들이 다시 살아 움직인다”며 “두바이유가 55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라 천장론은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감산 합의와 이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세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하는 해양플랜트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초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오일 메이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발주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생산설비를 수주한 것도 유가 상승덕분이 컸다. 이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는 하루 원유 11만 배럴과 2500만ft³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오는 3월 삼성중공업이 수주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탈리아 ENI사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코랄 FLNG 프로젝트 역시 유가 상승세를 전망한 선제적 투자 의미가 크다.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계약 금액은 3조원에 이른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2018년부터 원유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공급 부족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14년 이후 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회사들의 투자 감소가 지속됐고 이 때문에 생산 부족이 본격화될 시점이 2018년부터란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FSRU.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FSRU.

오일 메이저들의 손익분기점이 하락한 것도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를 전망하는 근거로 곧잘 활용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해양유전 개발 비용이 하락해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며 유가가 55달러만 돼도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국제유가가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해양플랜트 발주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프로젝트 재가동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2017년 한해 동안 발주 대기중인 해양플랜트는 스타토일(Statoil)의 요한 카스버그(Johan Castberg) FPSO, 셸(Shell)의 봉가(Bonga) FPSO, 뉴에이지(New Age)의 소형 FLNG 등 다수다. 저유가 때문에 진행되다 중단된 셸의 멕시코만 비토(Vito) FPS와 셰브론(Chevron)의 태국 우본(Ubon) FPU는 2018년 발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2017년부터 해양플랜트 발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회사들의 비용절감 노력으로 낮은 유가에도 상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소형 유전, 가스전들을 중심으로 발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생산설비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시추설비 발주가 증가하기 위해선 조금 더 유가가 상승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