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덴마크 검찰이 최순실(61) 씨 딸 정유라(21) 씨의 국내 송환 여부 결정을 미루면서 정 씨가 특검 수사 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 씨의 귀국 여부와 시점은 향후 특검 수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검찰은 28일 새벽(한국 시각) 한국 측에 정 씨 송환 여부를 심리하기 위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덴마크 검찰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하고, 정 씨 송환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선 추가자료를 받은 뒤 수 주(some weeks)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초 오는 30일까지인 정 씨의 구금 기한을 다시 연장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덴마크 검찰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특검 수사 기한 내 정 씨가 귀국하는 것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법에 규정된 수사 기간은 70일로 1차 수사기한이 오는 2월 28일까지다. 한 차례 연장을 하더라도 3월 30일에는 끝을 맺어야 한다.

현지 검찰이 정 씨를 국내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하더라도 정 씨가 소송으로 맞서며 시간을 끌 수도 있다. 이 경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여 기간 동안 정 씨의 국내 인도가 정당한지 가리는 재판이 진행된다. 정 씨가 현지에서 유력 법무법인 변호사를 고용하면서 소송을 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 씨의 귀국이 미뤄진다면 특검 수사에도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비리 수사는 수혜자인 정 씨에 대한 조사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27일 정 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이대 교수들을 무더기 소환하며 이대 수사의 마침표 찍기에 나섰다. 특검은 남궁곤 교수를 다음 주 초 기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구속된 교수들을 재판에 넘긴 뒤 사건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지난 25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해서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이화여대 사건의 경우 상당부분 참고인 조사가 이뤄져 정 씨를 조사하지 않아도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이 정 씨를 시한부 기소중지(피의자가 소재불명인 경우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는 처분)하고, 정 씨가 귀국한 뒤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조사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특검법 9조 5항에서는 특검이 수사기간 이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수사기간 만료일부터 3일 이내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하도록 하고 있다.

정 씨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에 거주하며 비거주자 자격으로 대출을 받은 혐의(외국환거래법위반)에 대해서는 귀국 전까지는 기소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정 씨가 불법 대출을 받았다는 정황과 증거를 확보할 수는 있지만, 정 씨가 직접 대출을 받았는지 어머니 최 씨가 정 씨 명의로 대출을 받았는지는 본인을 조사해봐야 한다”며 “정 씨가 귀국하기 전까지는 기소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최 씨에 대한 특검 수사에도 영향이 있을 거란 분석이 짙다. 특검팀은 그간 정 씨를 최 씨의 입을 열 지렛대로 봤다. 정 씨가 송환돼 조사를 받으면 최 씨가 지금처럼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정 씨가 특검 수사가 끝날 때까지 현지에서 버틸 경우 최 씨가 모르쇠 식 답변과 묵비권으로 일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현지에서 시간을 끄는 건 정 씨 본인에게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 씨가 소송 끝에 국내에 들어와 실형을 받는다면 덴마크에서 구금된 기간은 형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정 씨가 ‘이중고(二重苦)’를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씨는 지난 1일(현지시각) 덴마크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우리 정부 요청을 받아들여 정 씨의 구금 기한을 오는 30일까지로 연장했다. 특검팀은 덴마크 검찰에 정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외교부를 통해 정 씨의 여권을 무효화 시키고, 그가 보유한 독일 비자가 유효한지도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