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계란이 최근 성수기인 설 연휴를 앞두고 시중에 쏟아져나오면서 신선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물량 자체를 구하기가 어려웠던 30개 판란이 최근 2~3일 사이 급격히 시장에 나오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매점매석이나 사재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점매석 가능성과 함께 제품의 신선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주부 최모(47·서울 서대문구) 씨는 “수요가 극대화되는 명절에 한꺼번에 물량을 푼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유통기한이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쏟아져나와서 신선도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계란의 유통기한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로 꼽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관행상 30일 정도를 유통기한으로 삼는데, 생산농가에서 일정 기간 물량을 쟁여놓았다가 출하할 경우 정확한 산란 일과 유통기한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업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외국산 계란 수입 후 계란값이 하락세로 반전하자 일부 생산농가와 유통상들이 쟁여놓았던 물량을 설 연휴 전에 서둘러 쏟아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계란 성수기인 설 연휴가 지나면 계란값이 더 떨어져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그동안 일부 생산농가에서 계란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빨리 풀지 않다가 미국산 계란이 수입되면서 가격이 꺾일 기미를 보이자 설을 앞두고 서둘러 물량을 풀면서 가격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혜정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계란 유통기한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 “그동안 국내에는 계란의 유통기한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었다”며 “더욱 안전한 계란이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보관 및 유통조건 등에 따라 적정한 유통기한이 설정·운영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