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해운대 글로리 콘도로 표준 차례상 배달해주세요.”
서울 목동에 사는 결혼 11년차 주부 안재아(41) 씨는 이번 설 차례를 콘도에서 지내기로 했다. 차례상은 3일 전에 주문하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배달해주는 전문업체를 이용했다.
“모처럼 만의 긴 연휴가 아까워 여행 가서 차례 지냅니다. 작은 집도 함께 하기로 합의했어요. 선친을 모시는 마음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격식보다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30~40대 세대의 가치관과 맞물려 ‘원정 차례’가 늘고 있다.
명절이 조상을 모시는 날에서 가족이 모이는 연례행사 문화가 바뀌면서 제사문화도 형편에 맞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차례상 역시 마찬가지. 정성을 다해 손수 준비하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아예 차례상을 통째로 주문하는 초간편 서비스 이용객이 늘었다.
수도권 차례상 주문판매업체 ‘다례원’은 최근 3주간 전체 매출에서 4∼6인분 차례상(22만5000원) 주문이 15%가량 증가했다.
평년에는 10∼12인분(25만5000원) 차례상이 주문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더 경제적이고 간소화된 차례상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것이다. 매출도 10%가량 감소했다.
명절 차례상이나 제사상을 마련해주는 제사홈쇼핑 대구본점도 예약 주문량이 이미 100건을 넘었다.
직접 차렸을 때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17일을 기준으로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했을 때 전통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했을 때는 25만3000원, 대형 마트에서는 34만원이었다.
리조트 업계도 고객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예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마련해 명절 특수를 노린다.
휘닉스 평창은 설 당일(28일)에는 어린이 투호 던지기 대회와 리조트에서 명절을 보내는 가족을 위해 합동차례 이벤트를 진행한다. 격식을 갖춘 차례상과 전통 관복을 입은 제주, 도포를 입은 진행자가 합동 차례를 이끈다. 방문자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제주 제이드가든도 설 당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합동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차례상과 장소를 무료로 제공한다. 수안보에서는 설 당일 가족 윷놀이, 제기차기 대회가 열리고, 경주에서는 27일부터 29일까지 제기차기, 투호게임, 윷놀이 등 다양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자율 체험존을 운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