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처 마땅찮은데 비용만 들어 불황으로 가계 예금여력도 줄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권에서도 설 특수가 사라졌다. 매년 설 때마다 등장하던 설 특판예금이 실종된 것은 물론, 은행 창구에서 신권을 바꾸려고 줄을 서는 풍경도 사라졌다. 교통 및 통신 수단의 발달로 설의 전통적인 의미가 퇴색된데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 가운데 설 특판예금을 판매하는 곳은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여타 은행들은 특판예금 자체를 아예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의 특판예금도 총 한도가 1조원에 불과하다. 적용금리는 1년제를 기준 연 1.7%다. 이벤트 형식으로 설맞이 정기예금을 판매하는 BNK경남은행도 1년제 기준 최고 금리가 역시 1.7%이다. 특판예금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유치경쟁은 없어진 셈이다.

당초 시중은행들은 매년 설이 되면 경쟁적으로 특판예금을 판매하면서 자금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설 전후로 풀리는 시중 자금을 유치해 향후 대출 등 운용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세뱃돈을 받는 어린이나 청소년 등 신규 고객 확보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교통ㆍ통신의 발달로 가족 간 교류가 쉬워지면서 설 명절의 전통적인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세뱃돈의 의미도 줄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객들의 지갑도 닫혀 특판예금을 들만큼 여유가 적어졌다.

은행들 입장에서도 특판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굳이 우대금리까지 줘 가며 돈을 끌어올 필요성이 사라졌다. 은행별로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어 비용이 드는 특판예금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특판예금뿐 아니다. 설 직전 신권을 바꾸려고 은행 창구에서 줄을 서는 풍경도 이제는 구경하기 어렵다. 세뱃돈의 의미가 퇴색된데다 5만원이 유통된지 오래되지 않아 지폐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설 직전 10영업일간 화폐 순발행액은 2014년 5조2410억원 2015년 5조2195억원, 2016년 5조2535억원 등 3년째 5조2000억원대에서 정체다.

시중은행의 창구 담당 직원은 “예전에는 신권을 바꾸려고 은행에 고객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설 명절을 못느낄 정도로 신권 교환 고객들이 적다”며 “은행 역시 설 분위기가 안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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