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2016 중소제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 “납품단가 수준 적정하지 않다” 42.7% -제조원가 오른 업체 4곳 중 3곳은 원가 인상분을 자체부담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 금형 제조업체 A사는 3년 전 원사업자로부터 금형 제조위탁을 받고 납품해왔다.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단가는 금형 제작 마무리 단계에 원사업자로부터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공정상 20.9%의 단가인상이 필요해 견적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업체는 결국 2년 동안 3억 4000만원을 받지 못했고, 지난해 경영 악화로 폐업했다.
중소제조업체 10곳 중 4곳 이상은 현재 자신들이 받고 있는 납품단가의 수준이 적당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는 지난 12월 중소제조업체 475개사를 대상 ‘2016 중소제조업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납품단가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42.7%였다고 18일 밝혔다.
또 지난 1년간 제조원가가 올랐다고 응답한 업체는 52.0%인 반면, 납품단가가 올랐다고 응답한 업체는 12.8%에 불과해 제조원가가 오른 업체 4곳 중 3곳 가량이 원가 인상분을 자체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원가는 재료비 50.5%, 노무비 29.9%, 경비 19.7% 순으로 구성돼 있었다. 제조원가 구성요소 중 노무비가 올랐다고 응답한 업체가 49.9%로 가장 많았고, 재료비, 경비가 올랐다고 응답한 업체는 46.7%, 39.2%였다.
조사대상 업체 중 납품단가에 변동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는 71.6%였고, 하락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15.6%였다.
빈번하게 경험하는 불공정행위로는 부당 단가결정(17.1%), 대금 미지급 (14.7%), 선급금 미지급(10.7%), 대금조정 거부(7.4%), 부당감액(6.7%) 등이 꼽혔다.
특히 원사업자로부터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 업체도 2.7% 있었다. 기술 탈취는 하도급 4대 불공정 행위 중 하나다. 이런 행위는 기계ㆍ설비 업종(12.0%)에서 도드라졌다. 부당반품과 발주취소를 경험한 업체는 각각 7.6%, 8.8%로 집계됐다.
불공정행위 피해에 대한 구제에 대해서는 46.1%가 피해구제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피해구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는 하도급법상 손해배상절차 도입 40.2%,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 26.9%, 손해배상 소송 시 법률지원 강화 16.0% 등이 지목됐다.
아울러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처벌 강화 38.5%, 법ㆍ제도적 보완 36.6%, 하도급거래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26.9%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한편, 납품 후 60일을 초과해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60일을 초과하여 현금으로 대금을 받은 수급사업자 80.9%가 법정 지연이자를 받지 못했고, 60일을 초과한 만기의 어음으로 받는 경우 77.9%가 어음할인료를 받지 못했다.
다만 하도급대금의 결제조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금의 결제수단별 비중을 보면 현금 및 현금성 77.5%, 어음 21.5%, 기타 1.0%로 지난해 조사결과와 비교해 현금성 결제는 1.2% 증가하고, 어음 결제는 1.6% 감소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하도급대금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이 증가하면서 결제조건이 점차 개선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납품단가와 관련한 불공정행위는 중소하도급업체에 여전히 가장 큰 애로요인이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노무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으므로 납품단가 인상에 적정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